[미디어펜=김동준 기자]‘전원책 해촉’ 사태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자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새로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내년 2월 말께로 가시권에 들어왔고, 원내대표 선거는 채 한 달도 남지 않아 당내 권력을 노리는 친박계(잔류파)와 비박계(탈당파)의 움직임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친박계 당권 주자들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일부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의 ‘우파 대통합을 위한 1차 모임’에 참석했다. 심재철·정우택·조경태·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는 비대위원장의 사퇴 및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정우택 의원은 “빠른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가 구심점이 돼 총선승리까지 이끌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고, 김진태 의원도 “조기 전당대회는 당의 주인인 당원의 뜻을 물어 당이 어떻게 갈지 결정하자”고 가세했다. 김문수 전 지사 역시 “당내 갈등만 증폭시키는 ‘김병준 비대위’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비박계로 통하는 김무성·정진석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토론, 미래’ 모임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주호영·김재경·강석호·권성동·김영우·김학용 의원 등 15명이 참석했다. 대다수가 비박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탄핵을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김무성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서로 어떤 모임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와서 친박이나 비박 같은 얘기가 나올수록 국민의 지지는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파) 경계를 넘어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다. 시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