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진박(진짜 친박근혜)’ 공천을 주도했던 현역 의원들을 인적쇄신 대상자로 삼을 방침이다. 다만 조강특위 내에서는 당내 분란이 야기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론’도 제기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조강특위는 최근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교체 기준을 세웠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진박 공천’ 행사에 연루된 친박계 의원들의 교체를 우선 검토하기로 한 것. 신인 발굴을 목적으로 영남권 다선 의원도 교체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치하고 조장했던 인사도 교체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당은 당협위원장 심사를 위한 현지 실태조사를 지난 14일까지 2주 동안 실시했다. 이날 전체회의를 여는 조강특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내달 중순까지는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조강특위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사실상 시작되는 날”이라며 “그동안 많은 분이 인적 쇄신을 말해왔는데 저 역시도 인적 쇄신은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강특위가 외압이나 영향력에 흔들리지 말고 그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비대위를 비판하고 나선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이라는 식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 15일 조강특위에 새로 합류한 오정근 위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친박과 비박할 것 없이 통합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데 그런 얘기(진박 청산)는 위험하다”며 “(비대위에서) 조강특위 외부위원들과 상의 없이 나온 것” 선을 그었다. 이어 “조강특위 외부위원 측 입장보다 다소 과장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 아침 언론을 보니 조강특위 메시지가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는데, 조강특위에서 잘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