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기축통화'는 아직 '시기상조' ...위상은 강화될 듯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협상 국면'이다. 양국은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결국 협상에서 실패할 경우,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카드'를 협상장에서 꺼내 들 공산도 적지 않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두 나라 간 무역협상의 속도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며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위안화 강세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미 달러화는 중.장기적으로 '약세' 가능성이 높다. 달러화 가치는 장기적으로 '하향세'다.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감소세다. 미국의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의 비율은 지난 1970년 31.7%에서 지난해에는 24.8%로 6.9%포인트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오는 2023년에는 세계 GDP 중 미국의 비중을 21.5%로 전망한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다.

이는 달러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와 달러화 지수 간 상관계수는 0.7 수준이다.

내년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율 인하, 확장적 재정정책, '우주군' 창설 등 군비 확충으로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재정적자의 비율은 올해 3.9%에서 2019년에는 4.7%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예산국은 2048년 GDP 대비 미국 정부부채 비율을 152%로 전망하고 있어, 중.장기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굳이 이를 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대놓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달러 약세를 '조장'하려는 모양새다.

달러화 지수는 과거 신흥국 위기 때 평균을 밑돌았던 관계로 상승이 용이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올해 들어 미국 시중금리 급등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달러 '추가 강세'여력이 크지 않다면,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취약신흥국'의 위기도 다른 시흥국들로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달러화의 '독주'는 당분간 게속될 것이 확실하다.

아직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 국제 은행 간 결제에서 달러의 비중은 38.7%를 웃도는 반면, 위안화는 1.6%에 불과하다.

유로화의 비중도 34.7%까지 상승, 만만치 않다.

그러나 유로화는 19개국의 '공동 통화'다. 한두 나라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정책 결정에 많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유럽은 최근 정치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향후 중국 경제의 위상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위안화도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통화다.

미국과 중국 간 경제 규모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2023년 중국과 중국의 GDP 격차를 2.6%포인트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안화가 '달러의 지배'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미국은 오랜 '기축통화'의 역사로 국가부채와 재정수지 적자가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 중.장기 달러 약세를 내다보는 이유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위안화 기축통화는 아직 '시기상조'다. 그러기 위해선 '선결 요건'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금융시장 개방 문제다.

중국 정부는 시장 개방 의지를 갖고 있으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한국 등 다른 신흥국들이 섣불리 금융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가 '위기'를 자초한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는 듯하다.

곽현수 신한금투 연구원은 "위안화는 중국 금융시장 개방 후 가치가 '절상'되면서, 점차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나눌' 전망"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가능'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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