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군소 야당이 줄곧 주장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이 여당의 ‘20년 집권론’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추혜선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3당은 정기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완수할 것을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선거제 개혁을 위한 대통령과 5당 대표의 담판 회동을 긴급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비례성이 낮은 선거제도로 자신들의 지지도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가지려는 욕심이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의 결단만 있다면 내일이라도 정개특위에서 선거제도 합의안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들고 한국당은 물론 우군인 민주당까지 압박한 데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최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당의 공약이라고 밝히며 “비례성이 약화되는 것을 보정하는 방안으로 (선거제를)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지 100% 비례로 몰아준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당초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지지를 조건으로 민주당과 공조를 이뤄 온 야3당이 보기에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26일 “비례성 보강의 선거제 개편에 민주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에 미온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얻게 돼 차기 총선에서 의석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 여기에 20년 집권론까지 제시한 민주당 지도부가 보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집권 동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한 몫하는 듯 보인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20년 집권하려면 차기 대선의 바로미터가 되는 총선에 전략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국 군소정당의 의석수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텐데 민주당이 쉽게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했다.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지난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민주평화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