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유네스코 사무국은 26일(현지시간) 남북 씨름을 '씨름, 한국의 전통 레슬링(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공동으로 등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모리셔스 포트루이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으로 씨름의 남북 공동등재를 통해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0건, 북한은 3건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 사무국 검토 결과, 당초 일정보다 며칠 앞당긴 이날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긴급안건으로 남북 씨름의 공동등재 안건을 제출해 24개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공동등재가 결정됐다.

특히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남북의 씨름이 그 연행과 전승양상, 공동체에 대한 사회문화적 의미에 공통점이 있고, 평가기구가 남북 씨름을 모두 등재 권고한 점을 고려해 전례에 없던 개별신청 유산의 공동등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나라는 씨름에 대한 유네스코 등재신청서를 2016년 3월 제출했고, 북한은 우리보다 한 해 전인 2015년 3월에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6년 북한은 제11차 정부간위원회에서 정보보완(등재보류)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해 3월 신청서를 수정해 이번에 재심사를 받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외교부 및 문화재청 등 관련기관이 협의해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남북 씨름의 공동등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고, 북한 또한 공동등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외교부는 씨름의 남북 공동등재에 대해 "우리측 취지에 공감한 국제기구와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북 문화유산 교류에도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 공동등재는 외교부, 문화재청과 씨름협회간 협업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가 북한과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라고 소개했다. 

  

또한 외교부는 "향후 정부는 북한과 유네스코와의 협의 하에 공동의 유산이 유네스코에 적극 등재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