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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한 것과 관련해 "소폭이지만 금융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영향을 줄것으로 생각한다"며 "금융불균형 판단 시 가계부채 지표를 가장 주목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개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설명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0.25%포인트 오른 1.75%로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인상한 뒤 12개월만에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일문일답.
Q. 내년도 경기 상황이 어둡다는 이야기 많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명의 기준금리 동결 의견이 나온 것을 보면 금통위 내에서도 이번 인상이 바람직한 것이 맞냐는 고민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경기 하강 국면에서 금리를 인상한 게 바람직하고 보는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내년도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 많은데 하강 국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내년에는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 외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크게 위축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 정책 통해 경기 활성화 도모화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약 2%대 중후반 성장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Q.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관련 발언이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로 해석되면서 미 연준의 내년도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발언을 자세히 해석해보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12월 중순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될 금리인상 경로, 그리고 그때 밝힌 경제전망에 대해 관심 가져야겠다고 생각 중이다.
Q.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하면서 의결문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신중히'가 빠졌다. 그 배경은?
신중히라는 문구를 사람들이 달리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 문구가 빠졌지만 우리가 정책 결정을 내릴 때마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다 분석해서, 그야말로 신중히 판단한다는 것을 계속 말씀드린다.
Q.이번 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 해소에 얼마나 기여한다고 생각하는가. 또 향후 금융불균형과 관련해 어떤 지표에 가장 주목하는지 설명해달라.
금융 불균형이 쌓이는 이유는 저금리가 장시간 지속되는 것도 포함되지만 다른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통화정책 외에 다른 정책도 같이 가야만 효과 있다고 보는데 그 안에는 거시정책, 산업정책도 포함된다. 현재 정부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주택시장 안정 대책도 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소폭이긴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이 복합 작용해 금융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영향을 줄것으로 생각한다. 또 금융불균형 지표와 관련해선 가계부채를 가장 눈여겨보고 있다. 여기에 특정 시장과 부문, 예를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Q. 내년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설명해달라.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물가와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
Q. 올해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 올리는 것은 긴축 것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6월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립금리가 낮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 했었다. 현재 중립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거듭 말하지만 중립금리는 그 추정이 대단히 불확실한 게 사실이다. 추정하는 모형을 어떻게 선택하느냐, 대상자를 어떻게 하느냐 등 상황에 따라 결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중립금리에 대해 추정이 조심스럽다. 다만 그 가운데서 조심스럽게 판단해보자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정책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금리를 인상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완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Q.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양국 간 금리 확대 폭이 높아질 경우, 금융불균형 추가 해소에 나설 수 있는가?
명확히 답변할 수 없지만 다음달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한다면 역전 폭에 따라 양극화가 확대될 것이다. 금융불균형은 자본 유출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 같은데, 금리역전 폭이 확대됐지만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흐름을 보면 국내는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외 건전성, 경상수지, 건전성 등을 감안해 볼 때 안정적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에도 염두하고는 있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그에 따라서 금융 불안,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투자자들의 위험 기피성향이 확대되면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Q.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자 수출도 둔화 우려가 나온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동력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현재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대외리스크가 확대돼 소비자, 기업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위축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가 중심이 돼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 중이다. 물론 수출은 통상 여건이 매우 불확실하고 우려스럽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가 큰 폭으로 꺾인다고 보긴 어렵다. 또 실물경제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서 수출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재정 정책이 확정적으로 운영되면서 소비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물론 건설투자 같은 경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과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12월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할 때 한-미 금리차는 100bp(1bp=0.01%포인트)인데 부담스러운 수준인지.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 '100bp가 부담스럽다'는 발언을 했지만, 이는 다른 여건을 전제하지 않고 단순히 금리 차만 봤을 때의 이야기였다. 현재 어느 수준이 위험하고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다른 나라들을 토대로 살펴봤을 때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한 나라는 다들 그 격차가 높은 수준이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분명히 개인적 입장을 말하면 내외금리차의 확대는 부담스럽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도 100bp까지 자금 유출에 큰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되고 있는 것은 국제 투자자들의 인식이 우리 경제에 양호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으로 본다.
Q. 이번 금리 인상으로 내년도 경제성장전망(2.7%)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가.
금리를 조정하면 당연히 경기 성장에 영향준다. 금리를 올리면 코스피를 높이기 때문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고, 그것이 경제성장률 낮추는 데는 분명한 영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완화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큰 타격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물론 내수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해보면 우리 경제가 충분히 소폭의 인상은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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