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이 생산.소비.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기록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10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0%, 전년동월대비로는 10.7% 각각 늘어났지만, 이는 추석연휴가 9월에 있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증가' 때문이었기 때문.
9월에는 추석연휴 때문에 제조업생산이 전년대비 8.9% 감소한 바 있어, 9~10월 중으로는 1.1% 증가에 불과하다.
소비 역시 10월에 전년대비 5.4% 늘었으나. 9~10월 기준으로는 2.7%였다.
소매판매의 경우 전월대비 증가율이 10월에 0.2%로 '플러스'로 전환했는데, 이는 기저효과(자동차)와 '날씨효과'(동계 의류)의 영향이다. 9~10월 중으로는 전년동기대비 2.7% 확대되면서,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설비투자는 9~10월 4.9%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같은 기간 10.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 투자가 '탄력적'으로 증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눈에 띄는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KB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추석 영향을 배제하면 실물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동행경기 및 선행경기 순환변동치의 추이는 '경기 둔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실물경기 둔화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KTB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라며 "추석연휴 영향을 제거하면 실물경기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부진, 소비심리 둔화 등이 소비회복의 '제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단기간 내 개선을 기대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수회복이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도 한국 경제는 '다운 리스크'가 우세하다고 판단한다"면서 "따라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확장재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김찬희 연구원도 "트리플 증가에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엔 부족하다"며 "명절 이동 효과에 생산이 반등한 것이며 투자는 항목별로 엇갈린 흐름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 지표가 '경기 하강국면 진입'을 시사한다면서 "지난 5년간 '건설 중심 경제성장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중 통상마찰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확장적 재정정책 등이 '경기 하방' 위험을 상쇄할 것이며, 올해 2.6%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2% 중반' 성장은 가능하다"고 비교적 '희망적' 전망을 내놨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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