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카타르가 전격적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이것이 국제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OPEC을 탈퇴, 앞으로 OPEC 합의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카타르의 국제적 역할을 증진하기 위한 장기전략을 검토한 결과, 이렇게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중심으로 산업발전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6월 국교가 단절된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과의 정치적 대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일 OPEC 정기총회에서 감산 논의가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OPEC '창립멤버'인 카타르의 갑작스런 탈퇴 예고가 단기적으로 OPEC 회원국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닌가 하는 경계심이 형성되고, 내부 '불협화음'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
또 향후 OPEC의 가격 '지배력'이 한층 저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글로벌 석유시장에서의 비중을 감안할 때, 카타르의 OPEC 탈퇴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카타르는 지난 10월 중 하루평균 61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OPEC 산유량의 1.9%이고 전 세계 산유량 중에서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욱이 카타르의 원유 생산능력도 64만 배럴에 불과, 여유 생산능력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OPEC과 반대로 혼자 '증산'에 나서더라도 글로벌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반면 카타르는 LNG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세계 1위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0%(원유로 환산하면 하루평균 약 480만 배럴)를 차지하고 있어, 사우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LNG시장에 집중하는 '독립적' 에너지 정책을 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카타르는 지난 9월 세계 최대의 해상 가스전인 '노스 돔'에서 LNG 생산라인을 1개 증설, LNG 생산량을 연간 7700만 톤에서 1억 1000만 톤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도 OPEC 탈퇴 사례는 있었다.
에콰도르가 지난 1992년 탈퇴 후 2007년 재가입한 바 있고, 가봉도 1995년 탈퇴했다가 2016년 재가입했다. 산유국이면서도 '원유 순수입국'인 인도네시아 역시 2008년 탈퇴 후 2016년 재가입했다가, 다시 OPEC의 감산 합의에 반발해 작년에 다시 탈퇴했다.
다만 이번 카타르의 탈퇴선언이 다른 OPEC 회원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OPEC+'의 '실질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는 가운데, 이에 불만을 가진 다른 회원국(이란, 이라크 등)들의 탈퇴 가능성이 제기된다면,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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