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주거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교내 기숙사는 턱없이 부족한 데다 학교 인근 원룸 등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임대 사업자들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정부는 제대로 된 기숙사 확충 계획조차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펜은 취업난에 주거난까지…이중고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들여다보고 이들의 주거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편집자주]
[아름다운 동행-캠퍼스 떠난 청년들②]주거절벽 대학생, 방구하기 앱 뒤통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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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홍샛별·유진의 기자]기숙사 입소에 실패한 대학생들이 대안으로 찾는 것은 학교 근처 원룸이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사무실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현재는 온라인·모바일 서비스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중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도 활황세를 띄고 있는 상황. 그러나 앱 등을 이용한 방 구하기는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온라인·앱 등의 부동산 중개서비스 이용자 3명 중 1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16일 부동산 정보 앱 이용자 1200명 가운데 34.1%에 달하는 409명이 허위·미끼 매물에 속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6월 1일부터 약 2주간 네이버 부동산 및 부동산 중개 앱 다방·직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물론 각 부동산 정보 앱 서비스 업체는 허위매물을 발견한 경우 소비자가 직접 신고를 할 수 있는 허위매물 신고제를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이 신고제도를 이용한 소비자는 409명 중 86명(21.0%)에 불과했다.
허위매물 신고제도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은 것은 로그인, 신고기간제한 등 절차상의 까다로움 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부동산 중개앱 시장 선구자로 여겨지는 ‘직방’을 예로 들면, 직방은 허위·미끼 매물 감소를 위해 ‘헛걸음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방문 전 안심번호(0507)로 전화하기→방문시 기록 남기기→방문 후 헛걸음 보상 신청하기→업체 확인 후 헛걸음 보상받기' 순으로 4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보상 신청을 위해서는 통화 목록 캡처(필수)를 비롯해 중개사 명함·실제 매물 사진(선택) 등 증명 자료 역시 소비자가 직접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휴대폰 인증 절차는 필수다.
서울의 A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4)양은 “부동산 중개앱은 원하는 매물을 한눈에 훑어보기가 좋은 편이라 직전 방을 구할 때도 이용했다”며 “방을 구하면서 허위 매물을 한두 건 보기는 했지만 신고할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양은 이어 “허위 매물 신고는 절차는 앱별로 다른 걸로 알고는 있지만 각종 사항들을 직접 증명해야 하는 등 언뜻 봐도 까다롭게 느껴졌다”면서 “‘집이 실제와 다르면 신고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않는 이상 귀찮아서라도 따로 신고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앱이 우후죽순 늘어난다는 데 있다. 다방·직방처럼 국내 부동산 중개 앱 시장 대표주자격인 곳들조차도 허위 매물 문제를 끊어내지 못했는데, 소규모 앱들의 경우 허위 매물 등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빈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중개 앱의 시장규모는 지난 2015년 기준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앱 숫자 역시 지난 2015년 초 250여개에서 이듬해 말 600개 정도로 늘었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내가 살게 될 집인 만큼 전문가를 통해 설명을 듣고 직접 보고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앱을 이용할 경우에도 조건 등을 세밀히 확인한 후에 해당 물건에 대한 답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앱을 통해 집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저렴한 매물이다”라며 “낮은 가격으로 눈길을 끌 수는 있지만 옵션 등이 부실하거나 생활 환경 자체가 좋지 않은 곳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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