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CVID 방식으로 비핵화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던 총리는 이날 오전 오클랜드 코디스호텔에서 열린 한-뉴질랜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뉴질랜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여했고, 인도적 지원도 했지만 중단했다’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세계의 비핵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던 총리는 “지금까지 뉴질랜드는 유엔 제재를 적극 지켜왔고, 유엔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우리는 역량을 다해 준수해 왔다”면서 “우리는 현재 유엔사 전력 제공 국가이다. 태평양 안전은 물론 한반도에 최선을 다한다. 이런 맥락에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 유엔 제재를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던 총리는 “인도적 지원은 뉴질랜드가 2008년 이후부터 (북한을) 더 이상 원조하지 않았다”며 “물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많은 요청이 있었다. 하지만 비핵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던 총리는 앞서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도 “문 대통령이 지난 1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비핵화를 지켜 나가야 하고,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룰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한반도가 평화를 유지하고 영구적으로 공동번영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가 계속 가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뉴질랜드는 지난 2008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요청에 따라 대북 지원금을 기부했고, 이보다 앞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여해 재정을 분담하기도 했다.
이날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2015년 발효된 한-뉴질랜드 FTA가 양국 간 교역 및 투자를 증진하는 든든한 제도적 기반이 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뉴질랜드가 강점을 가진 농업 분야와 한국이 강점을 가진 인프라 건설 분야 등에서의 상호 투자와 협력사업을 보다 많이 발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 정상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논의했다. CPTPP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미국이 TPP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뒤 미국을 빼고 환태평양 국가들이 다시 추진 중인 거대 자유무역협정이다.
또한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뉴질랜드는 우리 국민들에 대해 ‘자동여권심사(e-Gate)’ 제도를 적용해 입출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으며, 남극 연구 분야에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바이오, 헬스 케어, ICT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도 계속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국 기업이 건조한 뉴질랜드의 군수지원함 ‘아오테아로아’호가 내년 진수식을 갖게 된 것을 환영하고, 양국 간 방산분야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군용물자협력 약정서’ 체결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아던 총리님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것을 약속했다. 평화를 향한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우리는 국제사회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개방주의와 다자주의에 입각한 국제무역질서를 공고히 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아세안과 태평양 지역에서의 외교와 경제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뉴질랜드의 신태평양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통해 서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아던 총리의 한국 방문을 요청하면서 “오늘 정상회담이 한-뉴질랜드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중대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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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총독 관저에서 열린 팻시 레디 뉴질랜드 총독 주최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청와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