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 촉구 여부를 놓고 자유한국당 내 비박(비 박근혜)계와 친박(친 박근혜)계가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간 ‘화학적 결합’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지만, 여러 ‘정치적 수’가 바탕에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비박계 권성동 의원과 진성 친박으로 통하는 홍문종·윤상현 의원은 물론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정규재 정규재TV 대표 등 보수진영 인사들이 자리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한 인사의 측근은 “김 의원이 주도해서 만들어진 자리로 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두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추진해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대를 마련했다. 김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 의원들과 만난 사실을 전하며 “두 전직 대통령이 증거인멸 여지도 없고 고령인 만큼 석방을 요구할 의사가 없느냐고 제안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앞장서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구속 재판과 관련한 결의안을 낸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잘못된 보도”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불구속 재판 요구에 대한) 문장을 만들고 있는데 1차 만남으로 될 게 아니라서 계속 만나 (논의)해야 한다”며 “양쪽이 동의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고 있다”라고 해 여지를 남겼다.
당 차원에서는 아직 두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요구하는 것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두 전직 대통령을 끌어안는 행보가 일주일도 안 남은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으로 예정된 당 대표 선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반대 계파를 흔들어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려는 정략적 판단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친박 좌장으로 일컬어지던 무소속의 서청원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장일치로 채택한 당론을 스스로 깨트리고, 자기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고, 당에 침을 뱉고 탈당했던 사람들이 한 마디 사과와 반성도 없이 슬그머니 복당하더니 이제 와서 정치적 입지를 위해 석방결의안을 내겠다고 운운한다”라며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국회 안팎을 떠도는 ‘박근혜 내년 8월 사면설’과 맞물려 불구속 재판 논의가 나온 데 대해 내후년 총선을 노린 분위기 전환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종결지음과 동시에 보수진영 공동 전선을 꾸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 않겠나”라며 “총선에서의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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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