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정치를 사무치는 원한과 원망으로 물들이지 말라”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세월호 유가족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을 두고 자유한국당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적폐청산이든 정의실현이든 사람을 살리는 것이어야 하지 사람을 죽이는 거면 광기에 불과하다”며 “이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고 모토를 내걸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이 전 사령관 빈소에 다녀왔다. 유족의 슬픔과 조문객들의 분노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이 전 사령관은 법원에서 영장도 기각된 분이다. 일평생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군인으로서 느끼는 자괴감이나 수치심, 정상적 직무수행까지 사찰과 적폐로 몰아간 데 분노가 있지 않았겠나”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 아침 한 일간신문에 (이 전 사령관의) 마지막 통화 내역을 소개한 것을 봤다”며 “해군을 포함한 전 군이 세월호 참사 때 다 움직이는데 그럼 기무사가 가만히 있어야 했겠나. 기무사가 파견된 군의 움직임, 주민과 유족의 반응 정보수집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 점에 아니라고 하실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율적 매커니즘이 자리잡아 어떻게 하면 자정 능력이 커지겠나를 신경 써야지 정치·행정 권력과 검찰 권력을 가지고 (적폐를) 잡겠다고 한다”며 “그러면 세상은 그만큼 살벌해지고 정권은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의 원인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봤다. 대통령의 잘못된 메시지가 현 상황을 초래하는 단초가 됐다는 논리다.

그는 “이번 사건을 가지고도 청와대나 대통령은 ‘청와대가 한 일이 아니다.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진짜 정의로운 사회를 말한다면 이런 일은 하지 말라고 지시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KTX 강릉선 탈선 사고를 예로 든 김 위원장은 “안전을 중시해야 할 자리에 안전과 관계없고 전문성도, 조직운영 능력도 안 되는 분들을 가져다 앉혔다”며 “결국 (참모나 관료들은) 대통령이 모든 문제에 있어 ‘편 가르기’ 해서 대통령 편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라고 메시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문 대통령을 향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야 이 망나니 칼춤이 끝이 날지, 보수 궤멸을 위한 적폐몰이는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며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의 정치보복도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더이상 우리 정치를 사무치는 원한과 원망으로 물들이지 말라”고 덧붙였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자유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