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문재인 대통령 집권기의 ‘명과 암’을 조목조목 짚었다. 대북관계 개선 측면에서는 칭찬을 보내다가도 최근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투신 등을 거론하며 “적폐청산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기 만료로 이날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김 원내대표는 “끝으로 문 대통령께 한 말씀 드리겠다. (집권)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잘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신뢰 확보는 누가 봐도 잘한 것”이라며 “북한과의 신뢰 확보의 종착역은 북핵폐기를 통한 실질적 한반도 비핵화 전진인데, 문 대통령이 이 잘한 일에 꼭 종지부를 찍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두 번째로 잘한 것은 1기 내각을 출범시킬 때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전교조, 민변 등 선거를 도운 논공행상 인사도 있었지만, 경제부총리만은 정통 경제관료를 임명한 것은 공직사회가 안정을 찾는 데 결정적인 한 수였다”고 추켜세웠다.

다만 “그 좋은 인사를 해 놓고 장하성 정책실장 중심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결국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경제사령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핫바지 신세로 만들었다”며 “오늘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이 점은 문 대통령도 분명히 새겨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정부의 정책 방향·기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큰 결단을 내려달라”며 “오기와 몽니로 밀어붙일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대해 경계심과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평생을 군인으로 살다가 한순간 적폐로 내몰린 기무사령관이 스스로 투신했고, 어제는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택시기사가 분신했다”며 “더이상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정치보복을 일삼지 말고, 그 누구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생각과 인식이 바뀌면 제1야당도 무조건 투쟁으로 대통령을 대하진 않을 것”이라며 “사람이 먼저라는 문 대통령께서 택시 노동자 영정, 김 전 사령관 영정 앞에 같이 고개 숙이고 눈물 흘려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좋아하고 사랑하고 의지하는 사람만이 국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도 덧붙였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원내대표는 민주노총 등 노동계를 겨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민주노총 입장에서 비록 이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진정한 사회 양극화가 어디서 발생하고 있는지는 민주노총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는 민노총 등 양대 노총이라는 거대 조직이 손길을 내밀어야 할 곳이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