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BS 예능 프로그램 '가로채널'이 매우 발빠른 섭외력을 보여줬다.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감독 출연 소식을 알렸다.

SBS '가로채널' 측은 17일 강호동이 박항서 감독과 '강.하.대-강호동의 하찮은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호동은 박항서 감독을 만나기 위해 다음 주중 베트남으로 출국하며 두 사람의 대결 현장은 1월 초 방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박항서 감독만큼 핫한 인물이 있을까.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지난 15일 끝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이미 베트남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던 박항서 감독은 이번 스즈키컵 우승으로 그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베트남은 물론 국내에서도 박항서 신드롬이 대단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런 박항서 감독을 국내 팬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은 반갑다.  

   
▲ 사진=SBS '가로채널' 홈페이지, 스즈키컵 홈페이지


'강하대'는 1인 크리에이터로 나선 강호동이 엄지발가락 잡고 멀리 뛰기, 휴지 투포환, 청테이프 컬링 등 하찮아 보이는 대결 종목으로 상대와 대결하며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코너다. 강호동은 지금까지 승리, 김동현, 헨리, 이시영 등과 대결에 나서 5연승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월 시작돼 이제 5회 방송된 '가로채널'이 박항서 감독의 출연을 성사시킨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제작진은 그동안 박항서 감독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박항서 감독님이 운동 선수 출신인 강호동 씨에게 체육인으로서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감독님이 '하찮은 대결'이라는 '강하대'의 콘셉트를 굉장히 재미있게 생각해 출연에 응해주셨다"는 것이 제작진이 밝힌 섭외 비하인드 스토리다.

제작진의 이런 노력이 절묘한 타이밍에 박항서 감독 출연 소식을 알리게 됐다. 베트남의 스즈키컵 우승으로 박항서 감독에 대한 국내 관심도가 극대화된 상황이니 방송가에서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다. 강호동이 박항서 감독과 무슨 대결을 벌여 어떤 그림을 보여줄 지 궁금해진다. 

박항서 감독이 '가로채널'에 출연하면 SBS와 유난히 깊은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박 감독은 이미 SBS 예능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있다. 지난 4월 '집사부일체'에 사부로 출연했다. 당시에도 멤버들이 베트남으로 찾아가 박 감독을 '사부'로 만났고, 진솔하고 털털한 박 감독의 일상을 생생하게 전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15일 열린 스즈키컵 베트남-말레이시아의 결승 2차전은 지상파 방송인 SBS가 이례적으로 단독 생중계를 해 놀랄만큼 높은 시청률를 기록하기도 했다.

좀더 박항서 감독을 만나보고 싶은 팬들에게 '가로채널' 출연은 희소식이지만, 자칫 국내 방송사들의 박항서 섭외 과열 경쟁을 촉발시키는 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박항서 감독이 적어도 당분간은 '매우' 바쁘고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2019 아시안컵에 베트남이 출전한다.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의 기쁨을 즐길 여유도 없이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간다. 베트남은 예선리그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 등 중동의 강호들과 같은 D조에 속해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안컵에 집중해야 할 박항서 감독이다. 방송 출연 요청에 시달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걱정은 그저 기우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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