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환경 및 인권문제에 대한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기업인권네트워크(KTNC)와 참여연대 등 관련 시민단체들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건물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의 ODA사업과 참여 기업들에게 문제 제기를 했다.
KTNC는 지난 7월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유상원조로 지원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의 보조댐이 붕괴된 사고를 언급하면서, "이 사업은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의 '인권침해'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국제 환경단체들이 반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EDCF 자금이 투입된 사업에서 지역 주민 수천명이 생활터전을 잃고, 수십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참사'가 발생한 데 대해 시공사인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 한국 정부는 깊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것.
또 수출입은행 유상원조로 필리핀에서 진행 중인 '할라우강 다목적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지진 발생 위험'과 '절차적 정당성' 결여, '비 자발적' 이주,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지역 주민과 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고 KTNC는 비판했다.
할라우 댐의 본 공사는 대우건설이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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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문제는 이들 개발도상국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다.
KTNC는 노르웨이 앞 바다의 해상플랜트인 '마틴 링게 프로젝트'에서도, 올해 5월 1일 '크레인 사고'로 삼성중공업의 '하청업체' 노동자들 6명이 죽고 25명이 '줄 부상'을 당했지만, 아직 사고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고의 책임'을 묻기 위해 삼성중공업 뿐만 아니라 공동 시공사 및 발주사 등을 대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의 한국 연락사무소(NCP)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NC는 "한국 정부의 ODA사업과 이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충분한 인권 및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사업을 진행, 이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한국 시민사회는 NCP에 진정을 제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라오스 댐 사업은 한국과 라오스 뿐만 아니라 태국 금융기관도 참여하고 있음을 고려, 유엔과 인권 실무그룹에도 진정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지난 10월 KTNC와 참여연대, 필리핀 '팔라우강을 위한 민중행동'(이하 민중행동)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에 대해 NCP에 진정을 제출했다"면서 "이번 기자회견에는 민중행동의 존 알렌시아가 활동가가 참석, 지역 '선주민'들의 요구와 현재 상황에 대해 밝혔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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