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2차 한미 워킹그룹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우리가 함께 하는 일은 단지 한미관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건 대표는 “우리가 성공한다면 우리는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관계를 마치게 된다. 그리고 한국 국민 모두의 새롭고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한‧미 워킹그룹회의가 개최되기 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면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오는 26일로 예정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을 논의했다.
특히 비건 대표는 이날 “통일부가 주도한 남북 철도 공동조사의 결과를 듣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기차들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그 순간 완벽한 말이었다고 생각되어 오늘 아침 토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비건 특별대표를 짧은 기간 동안 4차례 만나게 됐다. 통일부 장관으로서 미국 측의 고위관리를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이 만난 듯하다”며 “이는 얼마나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북한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통일부 장관으로서 한‧미 간 이해를 높이고,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은 30분 정도로 예정됐으나 실제로는 50분가량 진행됐다. 조 장관과 면담을 끝낸 비건 특별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메시지가 완화된 데 대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평화를 향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 장관과의 면담에서 대북 인도지원에 관한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외교부에서 오늘 (한미 워킹그룹회의 때) 논의할 기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 장관과 비건 대표의 면담과 관련해 “최근 북한의 정세, 한반도 비핵화, 철도 공동조사 결과 등 남북관계 현안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한‧미 간 한반도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 유도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19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 조치’의 일부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0일 오전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았다. 비건 대표는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1시까지 약 3시간가량 판문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은 미국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외교부 등 별도 정부측 인사의 별도 동행도 없었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조 장관 면담에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한미 워킹그룹회의를 하며, 오후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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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청와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