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문재인 정부가 '경제난국' 돌파를 위해 소득주도성장 보다는 경제활력 제고를 전면에 내세우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으나, 일부 정부 부처는 정책전환 '신호'가 깜박거리는 데도 새로운 규제를 만들면서 '역주행'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부처가 여성가족부다.
|
|
|
▲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는 문재인(우) 대통령과 진선미 여가부 장관 [사진=연합뉸스] |
여가부는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여성의 임원직 진출을 늘리고 '유리천장'을 없애는 방법으로 민간기업에도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를 도입, 민간기업의 여성대표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여성 임원수를 미리 정해 이를 '강제'하고, 민간기업의 '인사권'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여가부는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공적기금 투자기준에 여성대표성 항목을 반영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발굴,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허울' 뿐인 자발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공적기금 투자를 받아야만 사업이 되고 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데, 어떻게 '강제적'이 아닐 수 있을까.
여성의 사회적 지위 제고라는 '부처 이기주의'와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돼 전체 국가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규제 신설'로 이뤄질 수 없다. 거꾸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줘 기업들이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하고, 그 물결에 여성들도 적극 참여해 능력과 노력을 보여줘야 가능한 일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속도조절'을 분명히 했다.
또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는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겠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질책했다.
또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경청'했는지, '소통'이 충분했는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혁신성장과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기 위한 산업발전 전략은 '제조업 혁신'이 핵심 기둥이 돼야 한다.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비장한 각오로 제조업 부흥을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정부의 이번 정책전환은 소득주도성장(이하 소주성) 후퇴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형태'로 오히려 '더 강화'됐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평가도 있다.
매년 경제정책 방향은 당시 경제 환경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며, 내년엔 '단기 경제활력'에 방점을 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는 것.
김 위원장은 또 아직도 재벌개혁의 갈 길은 멀고 멀다며 "다만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 '사전규제' 입법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정책의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얘기지만, 아무래도 '지속가능성'과 '규제 신설'은 절대 안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견.중소기업에 큰 어려움을 준 데 대해, 공직자로서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최근 고백하기도 했다.
정부여당은 최근 여권이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집권세력 내부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쓴 소리'가 쏟아졌다는 점을 곱씹어 봐야 한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18일 개최한 심포지움에서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일제히 이렇게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21대 총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국 '재집권에 실패'해 현 집권 세력이 '제2의 폐족'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여당은 이제까지의 '이념적 관성'을 버리고, 현실을 냉철히 '직시'해야 한다.
특히 '시대착오'적으로 새 규제를 만드는 곳은 제발 정신차리기 바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