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석유화학·기계·섬유·의류 ‘선방’…정유·건설·조선·철강 ‘악화' 전망

정보통신(ICT)을 제외한 하반기 산업계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자동차산업협회,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등 10개 업종 단체와 함께 조사한 ‘201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결과를 발표했다.

   
▲ 뉴시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업종별 산업 기상도는 정보통신 ‘맑음’, 자동차·석유화학·기계·섬유·의류 ‘구름조금’, 정유·건설·조선·철강 ‘흐림’으로 분석됐다.

정보통신 업종은 올 상반기와 같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인한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고용량 SSD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6월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누린 UHD(초고화질) TV도 올해부터 인도, 중국 등 신흥 시장 디지털방송 전환이 시작되면서 매출 신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에 따르면 UHD TV의 비중은 전체 TV시장 대비 지난해 0.7%에서 올해 5.5%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세계 주요 시장 경기회복과 신차 투입 효과에도 임단협 난항, 수입차 시장 성장,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등으로 다소 난항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됐다.

섬유 업종은 상반기에 세월호 참사 등에 따른 내수 부진에 시달렸으나 하반기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수출이 늘면서 전년보다 수출이 3.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점진적 개선에 따라 중국시장 섬유수요도 개선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의류, 기계 등의 업종은 상반기보다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업종은 상반기에 부진했던 합섬 등 주요 전방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최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터키로 수출이 증가해 업황 회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주목된다.

산업계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 증가세는 답보상태를 지속하겠지만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총수요 증가, 중동·동남아 기업의 신증설 제한 등에 따라 전체 수출시장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의류 업종은 가을, 겨울 계절적 성수기와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 업종도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인해 전년 하반기 대비 수출이 4.9%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정유, 철강, 건설 업종은 하반기에도 난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 업종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 석유 수요 정체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4억1989만8000배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역시 중국, 아랍에미레이트, 인도 등 정유업체들의 증설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 업종도 하반기 공공물량 감소, 대규모 신규주택 건설 주춤 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 업종의 경우도 선진국 중심의 경기 회복과 설비가동률 향상이라는 호재가 있지만 수요 산업인 건설, 조선 부문 수요회복 부진, 저가수입 압력 지속 등의 악재를 배제할 수 없다.

조선 업종도 하반기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 업종은 올 상반기 LPG선, LNG선, 초대형 선박, 고연비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전방산업 해운업 시황 회복 지연, 해양플랜트 부문 부진 등으로 난항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계는 특히 국제유가의 안정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추가적인 발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고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이번 조사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주요 산업의 하반기 성장 흐름이 약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응하여 리스크 관리 능력 강화와 핵심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하고, 정부도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경제 운용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