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정부가 바닥 수준인 국내산 밀 자급률을 10% 정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수매비축제를 부활시키고, 품질등급제를 도입하며, 통밀의 껍질을 일부 벗겨내 잡곡밥처럼 먹는 '밀쌀'의 보급도 추진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밀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을 26일 발표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밀은 지난해 1인 연간 소비량이 32.4㎏에 이르는 등 '제2의 주식'이 됐지만, 자급률은 1.7%에 불과하다며, '식량안보'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자급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
농식품부는 지난해 3만7000t이었던 밀 생산량을 오는 2022년 21만t으로 늘리고, 자급률 역시 9.9%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선 2022년까지 22억5000만원을 들여 민간 주도 '국산 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진행, 빵과 중화면 등에 적합한 국내 환경 적응 경질밀 유전자원을 5개 이상 개발할 계획이다.
또 균일한 품질을 위해 정부 보급종 공급을 확대하고, 생산자단체를 통해서도 공급을 늘려나간다.
아울러 쌀을 중심으로 지원되던 '들녘경영체육성사업'을 밀·콩·감자 등 밭 식량 작물로까지 확대하고, 내년 36억5000만원을 투입해 교육·컨설팅, 농기계, 장비, 저장·건조·정선·가공시설 등을 지원한다.
전남, 전북 등 밀 주산지에 대해서는 '지역 단위 밀 생산-가공, 유통-소비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킨다.
농식품부는 우리 밀 품질을 높이고자 단백질 수준, 품종 순도 등을 고려한 밀 품질등급 규격을 새로 만들고, 품질등급과 품종에 따라 10∼20% 이상 차이가 나는 가격에 밀을 수매할 방침이다.
국산 밀 수요를 늘리는 노력도 병행된다.
2020년부터 국산 밀 이용 음식점에 대한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농협 하나로마트에 국산 밀을 활용한 PB 제품을 들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내년부터 '밀쌀'의 군납을 추진하고, 밀쌀 급식 시범학교도 현재 서울·경기권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1984년 폐지된 밀 수매비축제를 35년 만에 되살려 국산 밀 수요 기반을 다지기로 하고, 이를 위해 내년에 1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생산량의 27% 수준인 1만t가량을 사들일 계획이다.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용도별 고품질 밀을 수매하되, 수매 품종을 제한하고 품질등급별로 가격에 차등을 둬 고품질 밀 생산을 유도할 것이라며 수매된 밀은 군, 학교급식, 가공업체 등 신규 대량 수요처에 할인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농협이 주류협회와 보리 위주로 맺은 주정용 계약 물량에 밀을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밀 농작물재해보험 대상 지역을 2020년까지 확대하고, 밀산업 관련 제도를 뒷받침할 '밀 산업육성법'도 제정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계기관, 전문가, 생산자단체, 가공유통업체 등이 포함된 밀산업발전협의회를 만들 것"이라며 "중장기 국산 밀 생산, 수요 기반 확대, 밀·보리 적정 생산방안 등을 지속해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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