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한 숨 돌리는 듯 했던 삼성이 얼마 지나지 않아 노조 와해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1년을 보내고 있다.
이후에도 삼성을 향한 압수수색은 수차례 이어졌고, 북한 리선권으로부터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는 막말을 듣는 등 고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건으로 또 다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편치 않은 연말을 보내는 중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바 송도 본사와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바의 증권 거래가 재가동된 직후에 압수수색을 감행한 것이다.
특히 고발 대상이 아닌 물산까지 압수수색에 포함시키면서 삼성 옥죄기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물산을 압수수색에 포함시키면서 합병 이슈를 거론하려는 움직임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써도 모자랄 시간을 검찰의 잦은 압수수색에 대응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며 “정부가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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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올해 압수수색만 11차례…‘삼성 죽이기’ 언제까지
실제로 올 한 해 동안 삼성에 가해진 압수수색은 11차례나 된다.
검찰은 지난 2월 8일, 9일, 12일 삼성전자 수원본사와 서초 사옥, 우면 R&D센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4월 6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수원 본사와 전 현직 간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4월 12일에는 삼성전자 서비스 경원지사와 남부지사를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18일에는 다시 삼성전자서비스 수원본사를, 26일에는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의 수원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뿐만 아니라 5월 15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수원 본사와 콜센터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인도에서 회동한 직후인 7월 16일에는 삼성전자 수원 본사와 서초사옥 이상훈 사장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8월 20일에는 삼성경제연구소를, 9월 17일에는 에버랜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직후부터 1년 내내 압수수색이 이어진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을 향한 표적 수사가 도를 넘었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급기야 삼성바이오 회계 건으로 ‘경영 승계’ 시비
최근에는 삼바 고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검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삼바 회계 문제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판단을 번복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김정동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 판단 적절한가?’를 주제로 개최된 토론회에 참석해 “삼바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면, 금융당국은 피감 기업을 탓하기 전에 2015년 당시 해당 문제를 지적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는 게 옳다”고 일갈했다.
또 회계 문제를 빌미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구도에 악영향을 끼치려는 일부 시민단체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루어진 이후인 2015년 11월에 상장됐다”며 “시점만 봐도 삼바 회계와 합병 이슈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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