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년 지상파 TV 3사 예능프로그램을 총결산하는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이 모두 끝났다.

올해 연예대상은 결과적으로 '영자의 전성시대'였다. 베테랑 개그우먼 이영자는 22일 가장 먼저 시상식이 열린 KBS에서 생애 첫 대상의 영광을 누리더니, 29일 MBC 시상식에서 다시 대상을 받으며 2관왕이 됐다. 그리고 28일 SBS 시상식에서는 이승기가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상이라는 게 그렇다. 누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수상자도 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수상자도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연예계, 특히 예능 쪽에서는 팬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상식이 끝나면 논란이 벌어지곤 한다.

   
▲ 사진='더팩트' 제공


이번 3사 연예대상을 놓고 보면 KBS의 이영자 수상은 별다른 잡음 없이 넘어갔다. 그런데 SBS에서 이승기가 대상을 받자 '왜 백종원에게 대상을 주지 않았느냐'며 상당한 논란이 일었고, MBC에서 이영자에게 또 대상을 안기자 '박나래를 줬어도 됐다(또는 줬어야 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KBS의 경우 이영자가 수상했을 때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영자는 대상 후보였던 신동엽 유재석 김준호 이동국을 제쳤다. 각자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후보자들이었고, 올해 KBS 예능이 크게 화제가 된 작품이나 인물이 없었기에 '안녕하세요' 안방마님 이영자에게 대상을 선사한 것은 무난한 선택으로 보였다.

SBS는 이승기를 대상 수상자로 호명한 후유증이 크다. 이승기는 제대 후 첫 예능 복귀작이었던 '집사부일체'에서 프로그램의 토대를 닦고 멤버들을 리드하며 인기작으로 자리잡게 한 공이 있었다. 대상 자격은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인간적인 감동을 많이 안겼던 백종원의 대상을 기대(예상)했던 많은 팬들이 아쉬움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MBC 이영자의 경우, 이영자의 대상에 딴지를 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전지적 참견시점'을 통해 먹방의 새 경지를 보여줬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먹거리 명소로 만들었고, 매니저 송성호 팀장과의 케미를 통해 인간관계의 소중함도 일깨워줬다. 화제의 프로그램을 이끈 화제의 인물 이영자였다.

하지만 박나래가 MBC 대상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박나래는 '나혼자 산다'에서 동료들 뿐 아니라 다른 출연진과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고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며 웃음을 책임져왔다.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준비해 이날 시상식의 오프닝 무대까지 꾸몄다. 팬들은 이런 박나래에게 대상으로 보답해주지 않은 것이 서운하기만 하다.

   
▲ 사진=MBC, SBS 연예대상 시상식 방송 캡처


SBS와 MBC 연예대상은 이처럼 '시상 후 잡음'이 있지만 분명 온도 차는 있다. SBS는 대상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 받을 소지가 있고, MBC는 선택의 문제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SBS는 따로 대상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모든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들이 다 대상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시상식을 가졌다. 좋은 취지처럼 보이지만, 확실한 후보를 정하기 곤란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때문에 시상식 전 이승기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 않았고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의외'처럼 여겨지는 결과를 낳았다.

백종원의 수상 불발은 OSEN 보도에 따르면 백종원 본인의 뜻에 따른 것이다. 사업가이자 요리 연구가인 백종원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는 있지만 자신은 예능인이 아니기 때문에 연예대상은 예능인들의 잔치가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시상식 참석이나 수상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고사해왔다는 것.

이런 점이 사실이라면 SBS는 잘못을 했다. 대상 후보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백종원의 뜻을 시청자들에게 미리 알려 그의 대상 수상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 혹시 SBS 측이 시상식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까봐 얕은 꾀를 부렸다면 비난을 받아도 할 말 없게 됐다.

MBC에서 대상을 놓친 박나래에 대해 팬들이 아쉽고 속상해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영자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나래는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선배와 선의의 경쟁에서 조금 밀린 것뿐이다. 박나래를 응원했던 팬들이 "내 마음속의 대상은 박나래입니다"라는 댓글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박나래에게는 대상 수상 못지않게 감동을 안기며 앞으로의 활동에 큰 격려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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