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열렸지만 ‘실체적 진실’ 밝히는 데 한계
민주당, 방어 성공했지만 품격 잃었단 평가도
박형철 ‘뇌물수수 첩보 묵살’ 의혹도 수면위로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자유한국당은 2일 특별검사 도입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또 특감반 의혹 및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연관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5개 상임위 소집도 요구했다.

앞서 2018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여야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국회로 불러 운영위를 열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에 대한 공세에 방어 논리를 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지금껏 제기된 의혹을 하나하나 캐물었다.

다만 이날 운영위를 두고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키맨’들이 출석하지 않았고, 운영위가 국정조사와 같은 법적 강제성을 지니지도 않아서다. 때문에 “박형철 비서관의 불출석부터 시작해 진실을 밝히기에 한계가 많았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운영위에서는 위증에 대한 문제가 없다”(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식의 볼멘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러자 운영위 소집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한국당에게는 되레 박한 평가가 따랐다. 기껏 열린 운영위가 의혹의 시발점인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폭로를 재탕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한국당이 특검 도입이라는 추가 공세에 열을 내는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운영위에서의 방어전에는 성공했지만, 품격도 함께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하고 KT&G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등의 주장을 한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해 조롱에 가까운 공세를 펼친 점이 비판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과거 공익제보자를 옹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운영위를 넘어 향후 더 명확해져야 할 사안도 존재한다. 

일례로 박형철 비서관이 특감반으로부터 “검찰 고위 간부 A씨가 기업인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보고받고도 사실상 묵살했다는 의혹이다. 검찰 고위 간부로 지목된 A씨는 박형철 비서관과 고교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져 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조국 수석에게 관련한 내용을 질문했고, 조국 수석은 “감찰 대상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겠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이양수 의원은 “청와대 직원이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했으면 감찰하고 조사해 검찰 고발까지 해야 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 국회 운영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회의진행이 편파적이라며 홍영표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