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외에서 경제환경 악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재계도 잇따라 '패러다임 시프트' 제안을 하고 있으나, 정부는 요지부동으로 일관하는 모양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경영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한국경제에 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으로, 시장에서 자발적 성장이 나오도록 제도나 규제같은 플랫폼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여러가지 성과가 있었지만, 한국경제의 하향세를 돌리지는 못한 것 같다"면서 "과거의 규제시스템이 성장과 혁신을 막고 있는데 경제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높이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신산업 육성 목적의 규제개혁 △노동 현장애로 해소 △기업경쟁력을 고려한 에너지정책 등을 건의하는 등 40여차례에 걸쳐 정부 관료들과 국회의원들을 만나 '읍소'하고, 본인이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 등이 포함된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율 조정 및 경제인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배려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및 특별연장근로 확대 등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해외 석학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거시경제학자인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국내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적으로 넌센스"라며 "최저임금 급등은 생산성이 저조한 근로자의 노동시장 진입을 저해하는 나쁜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래퍼 곡선'으로 유명한 아서 래퍼 전 서던캘리포니아(USC)대 교수도 "그렇게 멍청한 이론은 처음 들어봤으며, 울고 싶을 정도"라면서 "생산성 증가가 이윤 증가를 야기하고, 기업들이 근로자를 더 많이 고용하게 되면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지 임금이 이윤을 만드는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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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년 경제게 신년인사회'에서 (앞줄 오른쪽에서 일곱번째부터)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그러나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책방향은 견지되는 가운데 이행과 관련해서는 실용주의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해 성과를 내고 실용성을 높이겠다"며 "노동시간 단축 보완 및 최저임금 인상 안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시행하겠다"고 못박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우 신년사에서 "규제혁신·산업구조 개편·노동시장 개혁을 비롯한 과제들을 매듭짓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 및 실천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지난해를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때'라고 평가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앞서 지난해 손 회장을 만나 소득주도성장 강화를 천명했으며, 송년회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더욱 강화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정부는 '기업의 애로를 듣겠다', '경제활성화를 모색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지만, 소득주도성장과 '워라밸'을 경제정책의 전면에 내세운 정부 출범 이후 자영업을 비롯한 산업들의 침체로 인한 지니계수 악화 및 기업들의 생산성 저하 우려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간 인류 역사를 통해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은 시장이고 경제적 자유를 제약하는 규제들이 성장저해를 넘어 어려운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증명됐음에도 좌파 이념에 입각해 '수십년간 시장에 경제를 맡긴 결과가 어땠느냐'면서 이를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행태가 '황금돼지'를 물리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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