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청와대 2기’ 참모를 발표한 8일 춘추관 단상에는 신구 비서진들이 나란히 도열했다. 기자석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먼저 임종석 현 비서실장이 단상에 올랐고, 윤영찬 현 국민소통수석과 한병도 현 정무수석이 들어와 단상 오른편에 섰다. 단상 왼쪽에는 김수현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자리했고, 그 앞에 신임 비서진인 노영민 새 비서실장, 강기정 새 정무수석, 윤도한 새 국민소통수석이 섰다.
이날 새 비서진의 발표를 맡은 임 비서실장은 “오늘까지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이다”라고 인사하고, “이 발표가 이제저의 마지막 미션인 셈이다”라며 곧바로 “문 대통령을 모시고 새롭게 대통령비서실을 이끌어갈 대통령비서실장,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을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특히 노영민 새 비서실장을 소개하면서 “춘풍추상의 자세로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의 자세로 대통령비서실을 운영해나가고, 기업 및 민생경제 활성이라는 올해 국정기조를 성공적 완수하는데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으로서의 마지막 발언으로 “대통령의 초심에 대해서 꼭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국민의 기대 수준만큼 충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개월 동안 대통령의 초심은 흔들린 적이 없었다”며 “문재인정부가 탄생한 이후, 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임을 한순간도 놓지 않으려고 애쓰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안타까웠던 적이 참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임 비서실장은 “올해는 안팎으로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된다. 대통령께서 더 힘을 내서 국민과 함께 헤쳐가실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면서 “떠날 때가 되니까 부족했던 기억만 가득하다. 노심초사 지켜봐 주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함께 고생해 준 동료들께 감사드리고, 특별히 지난 20개월간 함께 동고동락해 주신 춘추관 언론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의 발표가 끝난 뒤 신임 참모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노영민 새 비서실장은 먼저 임 비서실장과 웃으면서 악수한 뒤 “문재인정권이 인수위 없이 시작했다. 초기에 청와대를 세팅하는 데 있어서 정말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며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1기 비서진들이 잘 세팅해서 안정화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까 두렵기도 하다”면서 “그 부족함을 경청함으로써 메우려고 한다.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비서실장은 “제가 좀 일찍 와서 몇 개 방을 둘러봤더니 ‘춘풍추상’이라는 글이 다 걸려있더라. ‘대인춘풍 직인추상’을 줄여서 춘풍추상으로 사자성어를 쓴 것 같다”며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사장성어라고 생각한다. 실장이든 수석이든 비서일 뿐이다. 이것을 항상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정무수석이 뭘까 생각해봤다.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국민과 충돌하고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3년여동안 밖에서 지켜봤다.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잘 전달하고 국회의 민의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제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대형 사건사고 현장도 아닌데 이렇게 기자들이 많은 것은 처음 봤다”고 말한 뒤 “그만큼 이 자리가 중요해서라고 생각한다. 제게 주어진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고 기자여러분과 국민과 같이 소통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비서진이 먼저 퇴장한 뒤 임종석 비서실장과 윤영찬 소통수석, 한병도 정무수석은 춘추관에 남아 기자석을 돌면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한편, 이날 임 비서실장을 비롯한 구 참모들이 노 비서실장을 비롯한 새 참모진을 인수인계 하는 형식으로 직접 발표하고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브리핑은 역대 정권을 통틀어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