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은 9년 만에 최저치,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고용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폐기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최저임금 문제를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는 2017년 대비 9만7000명 늘었다. 이러한 취업자 증가 폭은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적다. 실업률도 3.8%로 2001년(4.0%)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한국당은 고용상황이 악화되는 원인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서 찾는다. 지난해 16.4%, 올해 10.9% 오른 최저임금이 고용 경색을 불러왔다는 논리다. 여기에 더해 최저임금에 편입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옥신각신하고 있는 주휴수당도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지난 8일 한국당은 최저임금 수정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또 △업종별 차등 최저임금제와 △최저임금과 경제성장률을 연동해 책정하자는 등의 안을 제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주휴수당이 포함된 최저임금 인상률이 실질적으로 55% 수준인데 정부는 올해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전혀 없다”며 “(정부가) 답을 내놓지 못해 당론을 추진한다”고 했다.
아울러 1993년 금융실명제 실시를 위해 한차례 발동된 바 있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집권당도 아닌 야당이 직접 거론함으로써 경제 실정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다.
이보다 앞서서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4단체장을 국회로 초청해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확대 등 경영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 및 기준 개선 추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과도한 상속세 관련 세제 개선 추진 등을 약속했으며,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거듭 요구했다.
이처럼 한국당이 경제로 몰아치는 것은 결국 지지세를 공고히 하고, ‘대안정당’ 이미지도 함께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나아가 민간인 사찰 의혹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 의혹에 둘러싸인 청와대를 경제 문제로까지 흔들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가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정부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가 소비를 늘리고, 소비가 생산 증가와 경제 활성화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를 위해 대안을 만드는 대안정당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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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자유한국당은 경제 4단체장을 초청한 가운데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하나?'라는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열었다./자유한국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