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14일 이집트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인들에 대한 위험을 어떻게 하면 줄여갈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핵 동결’(Freeze) 수준에서 미봉하려 한다는 전망에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폼페이오의 발언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본다”라며 “우리로서는 걱정스러운 발언이다. 당초 정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제거하는 핵 동결로 북핵 문제의 해결 기조를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핵 동결 수준에서 북핵 문제를 미봉하게 되면 미국 국민은 안전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국민은 북한의 인질이 되고 만다”며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최근 북한과 중국은 밀착하는데 한국과 미국, 일본은 틈이 벌어질 대로 벌어지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 이기주의적인 방향으로 가는 듯한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 우선주의로 기울어져서 대북 경협에만 관심을 쏟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이고, 그 출발점은 북한 핵능력의 신고·검증이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대통령과 정부는 미국의 입장변화에 어떤 입장인지, 어떻게 대응할건지 제대로 설명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북한 핵문제가 흘러가고 있지 않나 걱정된다”며 “미국이 그동안 끊임없이 ICBM 제거라고 언급한 점에 비춰보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우려하는 ‘핵 동결국’으로 어젠다 세팅을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러다 보면 ‘핵 있는 평화’로 가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결국 대한민국 정부의 끊임없는 요구 때문에 미국도 이런 선택을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는 핵 리스크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 비핵화 속도에 맞지 않는 불가역적 경협으로는 우리의 핵 문제를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미제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대법원이 일본 강제징용 기업에 대한 압류 신청을 승인한 데 대해서 일본 정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며 “한국제품에 관세를 인상, 여행객 비자부활 등 일본 정부의 보복조치가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와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지적할 필요가 없을만큼 매우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불필요하게 신년사에서 일본을 자극한 것 아닌가. 주일대사는 제 역할을 하는지, 외교부 내 일본 라인이 제 목소리를 내는지 의문이 있다”며 “반한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는 일본을 우리가 외통수로 몰아가면 실질적으로 우리에 대한 경제적 타격은 물론 한미일 안보, 삼각동맹에 우려가 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