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단기순익 세 항목 모두 1등자리를 유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에는 국내 1000대 상장사 전체 매출과 영업 손익의 11%와 29%를 차지하며 삼성전자가 국내 재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는 13일 ‘1996년~2017년 사이 국내 1000대 상장사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영향력 분석’ 결과를 발표해 이 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상장사는 각 년도 매출액 기준이다. 매출액 영업이익 등은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초 법인 설립한 1969년부터 지난 2001년까지 33년 동안 매출 외형 기준으로 국내 재계 1위 자리에 올라서지 못했다. 그러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2002년에 재계 1위 자리를 탈환하며 대한민국 기업 역사를 새로 써내려갔다.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서열 1위로 올라선 것은 우리나라 경제 주도권이 ‘산업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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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000대 상장사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치 /그래프=CXO연구소 제공 |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으로 우리나라 재계 서열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는 1963년 설립된 삼성물산이 1985년부터 1997년까지 13년간 재계 1위를 했던 기록보다 앞선 것이다.
지난 1996년 당시 국내 1000대 상장사 전체 매출액은 390조 원 수준이었다. 이중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은 4.1%(15조8000억원)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매출 1위 삼성물산은 6.2%(24조1000억원)였고, 삼성전자는 현대종합상사 5.3%(20조5000억원)에 이어 매출 파워 3위에 랭크 했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재계 매출 1위에 올라선 지난 2002년 매출 파워는 5.9%(39조8000억원)였다.
1996년~2017년 사이 삼성전자 매출 영향력이 최고 정점을 찍었을 때는 지난 2013년이었다. 같은 해 1000대 기업 내 삼성전자 매출 포지션은 11%(158조4000억원)까지 높아졌다.
당시 삼성전자가 올린 매출 외형은 상장사 1000곳 중 매출 하위 기업 순으로 714곳의 덩치를 합친 것과 대등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161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때 1000대 기업 내 영향력은 10.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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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2017년 삼성전자 매출액 변동 현황 /그래프=CXO연구소 제공 |
영업 손익으로 본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더욱 컸다.
지난 1996년 당시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은 1000대 상장사의 7.3%(1조4000억원)였다. 이때 국내 재계 영업이익 1위는 한국전력공사(8.2%, 1조6000억원)였다.
이듬해인 1997년에 삼성전자는 재계 영업내실 1위 자리 탈환에 성공한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018년 기준 삼성전자는 22년간 재계 최고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특히 IMF 외환위기를 겪던 절정기인 1998년~2000년까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영향력은 평균 20% 내외 수준을 유지했다. 1998년 22.6%(3조1000억원)→1999년 19.9%(4조5000억원)→2000년 20.8%(7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에 삼성전자는 영업내실에서 쓴 맛을 봤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69.1%나 대폭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영업내실 파워도 6.3%로 떨어졌다.
2001년 당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조3000억원이었는데, 2위 SK텔레콤(2조원)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할 처지까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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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2017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변동 현황 /그래프=CXO연구소 제공 |
조사 기간 중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영향력이 가장 낮았을 때는 지난 2008년이었다. 이 때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은 5.7%(4조1000억원)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영업내실 파워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13년이다. 이때 올린 1000대 상장사 전체 영업손익은 74조7000억 원이다. 이중 삼성전자는 21조8000억원을 올렸다. 비율로 따지면 29.2%나 됐다. 기업 영업내실의 3분의 1을 삼성전자가 도맡았다는 얘기다.
특히 1000곳 중 970곳의 영업손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을 정도로 삼성전자의 내실 파워는 막강했다. 이 당시 영업이익 랭킹 2위 현대자동차(5%)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한 격차였다.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도 과거 경영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비용 등을 줄여 높은 이익을 내는 분모경영보다 시장의 파이 자체를 높이는 분자경영에 집중하며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시장을 주도해나가는 퍼스트 무버가 된 삼성전자는 올해 50주년을 맞은 계기로 공든 탑도 처음부터 다시 쌓는 심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적으로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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