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길이지만, 기꺼이 가겠습니다”

MBC 노조는 5일부터 총파업을 선언했다. 김재철 MBC 사장이 김우룡 이사장을 형사고소 하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황희만 특임이사를 2일 부사장으로 발령낸 것에 대해, MBC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사기꾼’으로 비판하면서, 정면 승부하고 나섰다. MBC 총파업으로 수세에 몰린 MB정권에 치명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MBC 노조가 김재철 MBC 사장에게 말미를 주었던, 4월 2일이 지났다. 김재철 MBC 사장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자,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파업을 앞둔 편지’로서 사실상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십자가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근행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은 황희만을 전격적으로 부사장에 임명해, 공영방송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내고자 분투해 온 구성원들을 기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사장은) ‘김우룡 폭탄 발언’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허겁지겁 발표했던 ‘고소 고발’ 약속을 뻔뻔스럽게 파기했다”며 “김재철 그는 정권의 하수인, MBC를 파괴하는 파렴치범, 영달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기꾼이다”고 비판했다.

또 이근행 위원장은 “결국 올 것이 왔다는 후련함도 있다”면서 “두려워서 가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정권으로부터 MBC를 지키고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인내했던 길이지만, 이젠 가야만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끝으로 이근행 위원장은 “이 길은, 돌아오는 것을 기약하지 않는 먼 길이 될 것이다”면서 “ 먼저 가는 이가 있고 뒤이어 오는 이가 있겠지만, 마침내 우리는 ‘공영방송 MBC 사수’의 거대한 파도로 하나가 될 것이다”고 단결을 촉구했다.


2000년 전, 유대교의 종교권력에 대항해, 비폭력 사랑의 저항으로 십자가를 선택했던 청년 예수의 순교로 말미암아, 유대교는 민족종교로 전락하고, 예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종교의 역사가 펼쳐졌다. 이근행 위원장이 선택할 총파업의 십자가로 한국의 언론역사에도 새로운 대전환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