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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는 자유한국당 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2·27 전당대회에 앞서 당권을 노리는 각 주자들은 이구동성 본인을 ‘대여투쟁의 선봉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당선 이후 투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일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설 연휴를 앞둔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전대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됐다. 특히 유력 주자로 분류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는 주중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고민할 부분이 남아 결정하지 못했다”며 출마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이들은 ‘대여투쟁’이라는 공통명제를 밀고 있다. 새 당 대표는 즉시 다음 총선을 지휘해야 함은 물론 차기 대선후보 자리까지 넘볼 수 있어서다. 여권에 대한 강한 ‘투쟁력’은 차기 당권 주자에게 필수적인 자질이라는 얘기다.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 실형 등 연달아 터져 나오는 여권발 악재에 대응해야 하는 점도 대여투쟁 기조를 고수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의 언행이나 행보를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투쟁 방식을 보일 공산이 크다. ‘보수 통합’이나 ‘외연 확장’ ‘싸움꾼 기질’ 등 각 후보가 가지는 특징이 달라서다.
우선 황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기둥이 높고 튼튼해야 ‘빅텐트’도 만들 수 있다”며 보수 통합론을 던졌다. 특히 ‘태극기 우파 세력’과 함께 “헌법적 가치를 함께 한다”는 전제하에 유승민·안철수 등 개혁보수 세력과도 연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보수의 기본 틀은 깨지 않는 선에서 되도록 많은 세를 규합하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때문에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으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각에서의 통합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황 전 총리를 보수의 구심점으로 대여투쟁이 본격화될 거라는 전망이다.
반대로 오 전 시장은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최근 강원도 방문 일정 중 스스로를 “중간지대에 있는 유권자 30%를 끌어올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평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전날 진행한 ‘북 콘서트’는 안보 같은 보수의 기존 가치 외에도 저출산, 4차산업혁명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울렀다. 참여층도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했다는 전언이다.
오 전 시장은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비교적 유화적인 대여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경 일변도의 투쟁 방식은 되레 외연 확장이라는 본인의 장점을 살릴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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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The K 타워에서 열린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홍 전 대표는 줄곧 보여온 대로 싸움꾼 기질을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출마선언식에서부터 “지금은 좌파정권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라고 문재인 정권을 날 세워 비판했다. 출마 선언 다음 날 한 라디오 인터뷰 도중 진행자의 진행을 문제 삼아 전화를 끊기도 했다.
이런 기질은 당권을 잡게 되더라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 야권의 한 관계자는 “홍 전 대표는 이미 한 번 당권을 잡았던 선례가 있는 후보”라며 “선례를 떠올려보면 홍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 대여 공세에 나설지는 불 보듯 뻔한 것 아니냐”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