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오는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27~28일에 걸쳐 열리는 것으로 정해져서다.
이 같은 주장에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이슈에 밀려 전대에 모일 관심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에도 하루 전날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은 덮이고, 제대로 된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는 불만이 한국당 내에서 나왔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당의 중요한 행사가 북미회담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전대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지난 6·13 지방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미북정상회담이 열린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한국당 전대 효과를 감살하려는 정부·여당의 술책으로서 한 달 이상 전대 날짜를 연기해야 한다”고 썼다.
다만 유력 당권 주자인 황 전 총리는 다른 주자들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입장문에서 “정해진 27일에 맞춰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당의 행사이기 때문에 일정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만, 당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 역시 입장을 내 “하필 한국당 전대일이다. 작년 지방선거 전날 1차회담이 열리더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며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거고, 미국에선 한국에 야당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래서 이번에 제대로 된 우파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전대는 일주일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도 “이번 전대는 당을 부활시키는 매우 소중한 계기이므로 미북회담에 파묻혀 흘려보낼 일이 결코 아니”라며 “정해진 일정이므로 그대로 가자는 것은 당의 부활과 미래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없는 기계적 반응 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의원은 “우연도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몰랐을까”라며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한국당은 전대를 1주일 내지 2주일 늦추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정우택 의원은 “다소 번거롭고 힘든 면이 있더라도 기일을 조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현실적인 여러 여건으로 전대를 그대로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전대를 통해 당이 새롭게 나간다는 것을 국민의 관심과 기대 속에 보여드리며 가는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도 “이번 전대를 통해 구성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급변하는 정세에 제대로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만드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유동적인 상황과 전대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대 일정 변경을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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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당 대표자 후보군으로 떠오른 이들이 회의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전 총리, 안상수 의원, 주호영 의원, 정우택 의원, 김병준 비대위원장, 심재철 의원, 김진태 의원/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