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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보틀커피코리아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커피계의 애플'로 알려진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올 2분기 한국에 첫 매장을 열 예정인 가운데 한국 법인의 대표이사를 맡은 서혜욱 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직진출할 경우 외국인 임원이 대표이사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국인이 대표를 맡은 것에 대해 업계는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거기다 서 대표는 커피 업계 경력이 거의 없어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루보틀커피코리아(이하 블루보틀)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2호점으로 삼청동을 선정했다고 알리며 대표이사가 서혜욱 대표라는 점을 최초로 알렸다.
블루보틀은 서 대표를 소개하며 "글로벌펌 컨설턴트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다양한 전략기획 경험을 쌓고 패션기업에서 리테일 전반 및 CFO를 역임했다"고 알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 대표는 1975년 생으로 미국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를 졸업했다. 코오롱그룹 비서실에서 오래 근무를 했고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하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패션부문)으로 옮겨 해외사업부장, 경영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코오롱FnC에서 수입하는 '로에베' 브랜드의 한국 총괄 담당도 맡았다. 서 대표는 2016년 당시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결국 서 대표는 비서실과 전략기획, 패션 등에 주로 있었지 커피 업계와는 큰 인연이 없는 셈이다. 이에 블루보틀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에 입사하기 전 글로벌펌 컨설턴트에서 일한 것으로 알며 전략기획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으며 코오롱그룹에서 빵집 브랜드 '비어드파파'도 했기 때문에 커피업계 경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펌'이 어디인지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서 대표가 블루보틀 대표를 맡은 것에 대해 여전히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기업의 경우 한국에 직진출할 때 해당 기업에서 오래 일했던 외국인 임원이 대표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이 대표를 맡는 경우는 해당 한국인이 외국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직접 접촉하는 경우가 많다. 지분 투자도 할 수 있다. 또 외국 기업이 한국인을 대표로 선임하고 싶다면 헤드헌팅사를 통해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헤드헌팅업계에서 블루보틀이 한국인 대표를 뽑으려고 한다는 소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에 따르면 블루보틀의 자본금은 1억원이며 등기이사는 '브라이언 케빈 미한'이 단독으로 올라있다. 그는 블루보틀 미국 본사 최고경영자(CEO)이다. 서 대표는 블루보틀 한국 법인의 등기이사로도 등재돼 있지 않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 직 진출 할 때는 그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잘 알고 오래 일했던 임원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인을 선임한다 하더라도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라던가 해당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해 발로 뛴 사람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 서 대표는 크게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에 있어 블루보틀-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서혜욱 대표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11월 코오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시기와 거의 동시에 서 대표도 코오롱FnC를 떠났다. 약 2개월 만에 서 대표는 커피 업계 경력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블루보틀 대표로 복귀했다. 블루보틀에는 서 대표 뿐 아니라 홍보팀장도 코오롱FnC 출신이다.
이에 블루보틀 관계자는 "코오롱그룹과 블루보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서 대표가 지주사 비서실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것은 맞으나 이미 회사를 떠난 분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라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블루보틀은 올해 2분기에 서울 성수동과 삼청동에 매장을 오픈하며 한국에서의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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