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그대로 열자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수용, 의결했다. 다만 일부 당권 주자들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전당대회 날짜가 겹치는 데 반발, 보이콧까지 거론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당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미북정상회담을 한다고 해서 제1야당이 (전당대회) 날짜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당대회) 효과 면에서도 미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 나오기 전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북미 간 실질적 논의 결과는 28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전날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회담 이후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남북정상회담 일정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미북정상회담 뿐 아니라 다른 국정 현안도 산적해 있는데 새 지도부가 동력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며 “임기와 역할이 다 된 비대위가 그런 문제를 처리하기보다 새 지도부가 처리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생산적이라는 결론”이라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미북정상회담 이슈에 전당대회가 묻힐 가능성도 있으니 토론회는 후보들이 원하는 만큼, 가능한 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먼저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도 약 2시간에 걸친 당 선관위 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정해진대로 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같이했다”며 “권리당원 문제와 여론조사 이런 문제를 미리 준비해놨고, 특히 장소 문제로 물리적인 연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당 선관위는 TV와 유튜브 등을 통한 방송 토론회를 총 6회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토론회는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에 앞서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주요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비대위의 결정에 “6명의 주자들이 합의 및 동의한 대로 전당대회를 보이콧 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다른 후보들과의 사전 약속에 따라 공동보조를 취하고자 한다”며 “당의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앞서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은 공동 합의문에서 “경선 룰 및 개최 시기 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전당대회를 전면 보이콧 하기로 했다”며 “홍 전 대표와 오 전 시장도 구두로 이 같은 내용에 동의했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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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당 대표자 후보군으로 떠오른 이들이 회의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전 총리, 안상수 의원, 주호영 의원, 정우택 의원, 김병준 비대위원장, 심재철 의원, 김진태 의원/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