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2박3일’의 평양 실무협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9일 외교부와 청와대를 차례로 방문해 북미 실무협상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먼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북한과 대화 중이며,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거론한 뒤 “대통령은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잇따라 만나 “지난 며칠간 생산적인 대화였다”며 “(북측과) 다시 만난다는 데 합의했다. (현 상황은) 2차 정상회담에 앞서 건설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단 비건 대표가 돌아온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밝힌 점에서 북미간 평양 실무협상에서 정상회담 개최지가 주요 협의 의제였음을 알 수 있다.

또 비건 대표는 북측과 추가 실무협상을 예고해 북미 간 협의에 난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추가 실무협상 일자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미 간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포함한 비핵화 진전과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 등에 있어서 얼마나 접점을 찾았을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도 8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 보도자료를 내고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전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 앞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는 김 전 대사와 6~8일 평양에서 만났다”며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완수, 북미관계 전환, 한반도의 영속적 평화구축의 발전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도훈 본부장과 양자 협의 이후 방한 중인 일본측 북핵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포함해 한미일 3자 북핵수석대표 오찬 및 협의를 진행했다. 

이어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50분 동안 평양에서 이뤄진 실무협상 결과를 전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저녁에는 서울 모처에서 여야 의원들을 만났으며, 10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