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현직에 있던 대통령이 탄핵 됐다. 이후 헌법위반과 권력 남용을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수사와 재판을 받아 구금됐다. 징계를 받고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구속된 사람만 제가 알기로 1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13일 서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헌법 위반사례’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이처럼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이 볼 때 피바람이 몰아치고, 조선시대 사화를 방불케 한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정치보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정작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야말로 헌법을 계속해서 위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는 자유민주포럼 공동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김영우, 시장경제살리기연대의 김종석·정유섭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얼마 전 한국당으로 복당한 정태옥 의원도 자리했다.
축사를 맡은 김영우 의원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예로 들며 “문재인 정부가 오로지 정권을 지키는 데 매몰돼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또 “엊그제 독재를 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 나와 평화를 얘기한다고 해서 갑자기 평화주의자가 될 수는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뒤이어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만과 독선, 무능과 불통으로 탄핵 되고, 불행하게도 구속까지 됐다”며 “이를 바라본 문재인 정부도 반복하고 있는데, 조만간 탄핵 돼 구속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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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문재인 정부 헌법 위반사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영우·김종석·정유섭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했다./미디어펜 |
◆“태동부터 부끄러운 파쇼정부”
이날 토론회의 첫 발제자로 나선 ‘자유를 수호하는 변호사들 모임’ 김기수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를 ‘파쇼정부’로 규정했다. 특히 사실상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사이의 공모 혐의가 인정된 1심 판결문을 언급, “포털사이트의 공감·비공감을 눌러 가상의 여론을 만들었고,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 드루킹이 주도적으로 활동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이념 중 하나인 ‘재벌을 대체한, 주요 기업들에 대한 경공모의 지배 및 소유 이념의 달성’을 지적하며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제2의 (드루킹) 특검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도 강조했다.
이 의원도 “드루킹 사건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원리 등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한 사건이었는데, (여당은) 사법부를 비판하고, 탄핵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이자 헌법파괴 행위라고 명백히 규정할 수 있다”고 궤를 같이했다.
◆“국민 노후자금은 정권의 쌈짓돈 아냐”
두 번째 발제자인 백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국민연금공단의 기업 경영권 침해 논란에 대해 날을 세웠다.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명분으로 시장경제를 교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최근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남양유업 등을 상대로 정관변경을 요구하며 주주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으나 경제계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백 부협회장은 “일반적으로 주주들은 기업이 제대로 된 경영을 못 할 때 주주권을 행사하는데, 그 역할은 통상 엘리엇 같은 사모펀드가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 국가가 한다”며 “국민이 집사(steward) 역할을 정부에게 맡긴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가 어떻게 하고 있느냐. 사기업 관리·통제를 대놓고 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명시된 헌법 119조와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간절한 필요로 한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업의)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는 헌법 126조 등을 정부가 어겼다는 것이다.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결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의원은 “국가재정법상 예타 면제는 천재지변 등의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을 하며 예타 면제를 해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예타 면제 때에는 근거도 없이 정부 마음대로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