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주자 3인방 첫 현장 연설회서 격돌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렸다.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 등 각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의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연설회에서 황 후보는 ‘보수통합’, 오 후보는 ‘외연확장’, 김 후보는 ‘대여투쟁’에 방점을 찍었다.

3명의 후보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김 후보는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줄곧 ‘애국보수 세력’과 장외투쟁을 벌여온 점을 내세웠다. 당내에 남아있는 이른바 ‘박심(朴心)’을 자극해 선거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냐. 북풍한설에도 여러분과 손잡고 끝까지 싸운 사람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김 후보는 대여 투쟁력에서의 강점으로 차별화도 시도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이력을 들어 “‘문재인 정부의 100대 촛불입법’이라는 게 있는데, 거의 다 내가 막았다. 합치면 수백 조는 될 선심성 퍼주기 예산도 거의 다 막아 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최근 ‘5·18 폄훼’ 논란을 의식, “(선거전을) 완주할 수 있게 됐지만, (당의) 징계가 전당대회 마지막 날까지 보류만 됐다”며 “그때 만약 당 대표가 되지 못하면 김진태는 이 당에서 쫓겨날 수 있는데 괜찮나. 마지막 날까지 확실히 밀어주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정견을 발표한 오 후보는 “강성 보수로는 정치와 이념에 관심 없는 무당층의 마음을 얻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역설했다. 소위 박 전 대통령 후광을 등에 업은 황 후보와 김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아울러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재차 피력했다.

오 후보는 “내년 선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우리의 필패다. 국민 눈에는 불행했던 과거가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중부권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며 “이것이 바로 언론에서 말하는 오세훈의 강점, 확장성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설에 나선 황 후보는 ‘보수 빅텐트론’을 제시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자유우파 진영 모두가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 똘똘 뭉쳐야 한다. 나아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고 있는 청년과 중도층도 크게 품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며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는 일은 그만 끝내야 한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새로운 희망의 축제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자유한국당의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