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임원회의가 김미화씨에 대해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 지 의문이다”라고 ‘임원회의 결정사항’ 공문형태로 제작현장에 전달했다고 언론노조 KBS 본부가 밝혔다. 김미화씨는 4월 3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3일>에서 내레이터를 맡았다.
이에 대해 KBS 본부는 “KBS의 임원들이 특정 연예인을 두고 자의적으로 ‘논란의 대상’이라 치부할 만큼 편협한 시각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한심스럽다”면서 “김미화씨는 지난해 12월 2일 방송된 <환경스페셜>의 내레이터를 맡아 심의위원으로부터 정감있는 따뜻한 목소리로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언론노조 KBS 본부의 지적을 놓고, 여야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신당은 김미화씨를 옹호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KBS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가수 윤도현씨와 예능인 김제동씨를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키더니 이제는 김미화씨마저 ‘손 보겠다’고 칼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면서 “MBC가 김미화씨를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시키려다 역풍을 맞고 중단한 데 이어 또다시 KBS임원회의가 김미화씨의 출연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엄중하게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진보신당도 “방송사 사장으로서 회사 내부 문제를 다루는 것은 자유겠지만,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특정인물에 대해 평가하려면 공정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김인규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를 계속 하고 있다면 몰라도 지금은 공영방송 KBS의 사장이니, 국민의 방송 KBS를 대통령의 방송으로 전락시키지 말 것을 김인규 사장에게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논평을 비판하면서, KBS 임원회의를 두둔했다.
한나라당은 “KBS 내부 회의마저 트집 잡고, 특정 방송인을 옹호하며 방송 편성과 진행자 선정에 토를 다는 행위는 민주당 식 ‘공영방송 길들이기’다”면서 “KBS 자체 회의를 문제 삼으면서 온갖 악담과 선동적 표현을 해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전하는 사람은 그냥 두라는 식의 속내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은 “민주당이야말로 민주당이 말하는 그 출연자와 어떤 관계인지 의심이 들게 한다”면서 “KBS를 상대로 한 민주당의 정략적 공세야말로 공영방송의 독립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부당한 방송개입 행위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