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낮을수록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7일 기준 최대주주 지분율이 20% 미만인 기업 66개사 가운데 17개사(25.75%)의 최대주주가 최근 1년간 1회 이상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을수록 유통주식 수가 많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지만, 최대주주가 쉽게 변경될 수 있다는 위험도 공존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남광토건은 현재 한국무역보험공사가 6.6%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위치에 있지만, 지난해 8월 27일부터 12월23일까지 최대주주가 한국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으로 모두 5차례나 바뀌었다.

또 최근 1년 사이 2회 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된 유가증권시장법인 10개사 가운데 대웅을 제외한 9개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0% 이하인 시점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70% 이상인 50개 기업 중에선 범양건영, 현대피앤씨, 동일고무벨트 3개사(6.00%) 만이 최대주주가 변경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피앤씨와 범양건영은 기업 회생 절차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수차례 바뀌었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주가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실제로 남광토건의 경우 지난해 8월27일 한국산업은행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최대주주가 변경되자 전 거래일(1만1550원)보다 850원(7.36%) 내린 1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그 후에도 최대주주가 바뀔 때마다 주가가 하락했다.

이 밖에도 유니켐은 지난 14일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하자 전 거래일(530원)보다 20원(3.77%) 떨어진 510원에 장을 마쳤다. 케이엘티는 7월3일(1110원) 최대주주변경 공시 후 7월8일까지 132원(11.89%)이나 하락했다. 디이엔티 역시 7월4일(2280원) 공시 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7월9일에는 2135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으면 유통 주식수가 많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 수 있지만, 그만큼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너무 낮으면 경영권이 불안할 수 있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갑래 연구위원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으면 기업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지속 가능한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경영이 안정될 수 있다"면서도 "지분이 너무 분산되지 않으면 주주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면 기업지배가 불안정해지거나 소액주주들이 모르는 악재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며 "최대주주 '적정 지분율'은 회사와 시장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최대주주변경 공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