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 한진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기싸움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KCGI는 한진칼과 한진 지분 보유 시기가 6개월 미만으로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소송전까지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진그룹은 관련 법 조항을 들며 KCGI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20일 한진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소수주주인 KCGI가 한진칼과 한진에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지분 6개월 보유 특례규정을 충족해야 한다"며 "이 규정은 일반 요건보다 우선 적용되도록 상법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소수주주란 경영권을 가진 지배주주를 제외한 주주를 의미하는데, 한진칼 지분 10.71%와 ㈜한진 8.03%를 소유한 KCGI가 이에 해당한다. KCGI가 소수주주권 중 주주제안을 상장사에 행사하기 위해서는 상장사 특례요건인 상법 제542조6(소수주주권)에 따라 6개월 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또 한진그룹은 특례규정이 일반요건 대비 우선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542조의6이 포함된 '제13절 상장회사에 대한 특례'(2009년 1월30일 신설)는 같은 장 다른 절보다 우선 적용토록 규정돼 있다.
다시 말해, 상장회사인 한진칼, 한진의 경우 KCGI 측이 주장하는 상법 제4장(주식회사) 제363조의2(주주제안권 관련 일반규정)보다 우선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상법 제363조의2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결권 없는 주식 제외)의 3%를 보유한 주주는 주주제안권을 청구할 권한이 있다.
특히 2009년 상법 개정 당시 법제처 작성'상법 개정 이유'및 국회 '법사위원회안'도 제542조의6(소수주주권) 조항을 신설하면서 상장회사의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자만" 주주제안권 등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상법 개정 후 최근 판례는 보유기간을 충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KCGI의 주주제안이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5년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삼성물산과 제일 모직 합병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및 서울고등 법원은 "상장회사 특례 규정이 존재하는 경우,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특례 규정만 적용되고 일반 규정은 적용이 배제된다"며 기각했다.
이는 현행 상법 제542조의2(적용범위) '다른 절에 우선하여 적용한다'는 명문의 규정에 따라 특례 규정만 배타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고 패소를 받아들인 바 있다.
한진그룹 측은 "KCGI가 소수주주권 중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주제안서 송부 시점인 지난 1월 31일 기준 6개월 이전인 2018년 7월 31일 이전에 한진칼, 한진 지분을 보유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KCGI가 설립한 그레이스홀딩스 등기 설립일은 2018년 8월 28일로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 미만임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KCGI의 주주제안에 대해 추후 이사회에 상정, 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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