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의위, “바른 언어생활에 해쳤다”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SBS의 벤쿠버 동계올림픽 관련 안건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경고’ 결정을 내렸다.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중계방송에서 해설자를 맡은 제갈성렬의 방송이 ‘바른 언어생활’을 해친 것으로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제갈성렬 해설자가 “주황색콘을 치면 실격인데...아웃코스로 들어갈 뻔 했어요”라고 했다가, 이후 방송에서 “당시 실격사유(인코스 재진입)를 알고 있었지만 공식발표 이전이라 말할 수 없었다”고 모호하게 변명했기 때문이다. 또 제갈성렬 해설자가 “(외국선수에게) 상태가 메롱이지요 여간해서는 쫄지않은 이상화선수인대요”라고 한 부분이 ‘바른 언어생활’을 해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고조치는 자막고지의 의무가 있다. SBS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해,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초반에 경고조치 통보사실을 게재해야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진강 위원장)는 “동계올림픽 중계가 끝났기 때문에,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에 고지가 된다”면서 “경고조치는 3년마다 진행되는 재허가 신청기준에서 2점 감정의 영향을 미치고, 총점 900점에서 100점이 심의규정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재허가 기준선은 650점이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6는 ‘주의’ 조치를 받았다. 프로그램 방영시간이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진행됐지만, “완전 미친년이네, 지랄을 한다. 이런 씨발XX, 동거녀 따위가 마누라 행세야, 넌 빠져 씨발XX, 이런 병신같은 년들이 대낮부터 쌍으로 몰려와서 존나게 열받게 하네, 이런 미친년이”의 방송언어가 바른 언어생활을 해쳤다는 이유다. 주의 조치는 고지의무만 있다.

경고 조치가 조의 조치보다 훨씬 큰 제재규정이다.

“제갈성렬 해설자는 ‘메롱’했다고 경고조치를 받았는데, 막돼먹은 영애씨 프로그램은 ‘씨발, 병신, 존나게, 미친년이’의 욕설에도 더 낮은 ‘주의’ 결절을 받은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매체별 심의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면서 “시청률과 영향력이 높은 방송사에는 작은 실수라도 묵직한 제재를 적용하고, 시청률과 영향력이 낮은 매체에는 보다 탄력적인 규정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7일 전체회의에서 ‘MBC 김번수와 꿈꾸는 라디오’도 경고조치를 받았다. 김범수씨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밤늦게 골목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일부러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고 그 여성이 긴장해서 소리 지르며 도망가는 상황이 재미있었다”고 말한 것이 제재 대상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