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은 비장하게, 파업은 즐겁게

8일 3시 MBC 본사 민주광장에는 MBC 노조원들 300 여명이 모여있었다. 본사 내부건물 정문은 이미 닫혔고, 옆문에는 MBC 경비원이 직원증을 검사하는 삼엄한 통제속에서, 출입기자라고 우기고 입장했다. 문을 열자, 웃음소리가 확 밀려왔다. “내가 잘못 왔나. 방송촬영하나” 두리번거렸다. MBC 노조 총파업 현수막이 확실했다.

그날 그곳에서 MBC 노조원들은 총파업 행복잔치를 열었다. 일반적으로 총파업의 이미지는 투쟁, 결의, 고통, 애통, 절망, 압제 등의 명사가 뒤따른다. 그러나 MBC 노조는 총파업의 목표만을 위해, 노조원간 단결을 위해 과감히 서로 화합하는 무대를 수시로 열고 있었다. 마치 KBS의 전국노래자랑에 참여한 듯한 느낌이었다.

각 분과별 가위바위보 게임이 열렸다. 대표가 한 사람씩 나와서 등을 돌려 승부를 가리면서, 8강전, 4강전, 결승전, 최종 우승을 가리는 단순한 게임이었다. 상금은 조촐한 천원짜리 묶음 얼마. 우승자들은 “총파업 기금에 다시 보태겠다”고 말을 한다.

승부가 갈릴 때마다, 그저 일상적 가위바위보인데도, 열광적으로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이긴 팀은 이긴대로, 진 팀은 진대로 박수로 메아리친다. 사회자는 거기에 힘을 보탠다. 결승전에서다. “가위바위보 예보전을 열겠습니다. 무엇을 내겠습니까”라고 묻는다.

그는 “가위”라고 대답하고, 등을 기댄 상대도 “흥미를 진전시키기 위해 가위를 내겠습니다”고 한다. 그리고 “가위바위보”했더니, 주먹을 낸 사람이 이겨버렸다. 민주광장은 떠나갈 듯 환호성이 터졌고, MBC 노조의 총파업 투쟁은 직원들간 단결력이 더욱 짙어졌다.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MBC 노조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MBC 노조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 국민운동) 김성균 대표는 MBC 노조에게 ‘후원의 떡’을 선물하면서 “언소주는 조중동을 없애는 데 집중하는 시민단체다”면서 “MBC 총파업의 승리를 위해 조직의 수장을 끝까지 믿고 따르면서, 선언적 싸움이 아니라 좋은 결과물이 남겨지는 투쟁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지치고 힘든 파업은 오래 갈 수 없다”면서 “웃으면서 계속 끝까지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총파업의 목적을 위해서 노조간 팀웤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나아가겠다”고 화답했다.

어떤 면에서 그들은 현재 총파업으로 카메라와 펜을 놓았지만, 더욱 성숙한 기자로서, PD로서 태어나기 위한 자신과 싸움, 자본과 싸움, 권력과 싸움에 도전하는 것 같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아마존의 눈물> 송인혁 촬영감독은 “MBC의 힘이라면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에서 솟아난 재미있고 가치 있는 프로그램인데, 외부 압력에 의해 한 가지 생각과 방향으로 통제된다면 MBC적인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겠냐”면서 MBC 노조의 총파업에 힘을 보탰다.



또 8일 밤 7시에 저녁 출근한 김재철 MBC 사장과 격한 몸싸움이 있었던 현장에서,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참다못해 파업에 돌입한 조합원들의 뜻은 완전히 무시한 채, 김재철은 파업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해고 운운하며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칼을 쥐고 있으면 휘둘러라, 그러나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MBC를 지키려는 뜨거운 마음이 있기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MBC 총파업 특보 5호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