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할 대망의 2·27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앞선 전당대회 국면을 돌이켜보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 과격한 태극기 세력의 행태 등만이 기억에 남는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별다른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대한 소회와 당 대표 당선 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들 메시지 대부분은 본인이 ‘한국당의 미래’라는 점을 골자로 당심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후보들이 밝힌 당찬 포부나 의지와 달리 전당대회가 논란의 연속이었다는 데 있다. 특히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터진 5·18 폄훼 논란은 국민과 한국당을 괴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후보가 논란의 중심에 섰을 당시인 지난 18일에는 한국당 지지율이 20% 중반까지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전당대회 투표율 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3, 24일 양일간 진행된 책임당원·일반당원 사전투표는 총 36만9925명의 선거인단 중 9만943명만이 투표해 24.58%의 투표율을 보였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전당대회 투표율(25.24%)에도 못 미친 수치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 논란도 한국당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는 우려를 낳은 지점 중 하나다.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전해진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당권의 중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후보들은 자신이 처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공세적, 혹은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황교안 후보가 제기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 건’ 역할을 한 태블릿PC를 두고 조작설이 흘러나오자 당 밖은 물론 안에서까지 자중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후보 지원설이 나돌았던 김무성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원설은) 가짜뉴스”라며 “(태블릿PC 조작 발언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했다.
당내에 적게는 3000명, 많게는 1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태극기 세력도 풀어내야 할 숙제다. 수차례 합동연설회에서 드러난 태극기 세력의 과격한 행동, 언행 등은 한국당이 ‘극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태극기 세력이 언론상에 자주 노출될수록 한국당에 대한 잘못된 인식만 쌓일 것”이라며 “총선이 걱정 아니겠나”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했다. 전국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지난 11∼15일 사이에 조사됐으며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2.0%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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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