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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얼굴은 황교안 후보로 결정됐다. 황 당선자는 지난 7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무리하고 향후 2년간 ‘한국당 호’를 맡는다. 무엇보다 큰 과제는 내년 치러질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일이다.
한국당은 27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황 후보를 당선자로 확정했다. 최고위원으로는 조경태, 정미경, 김순례, 김광림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청년최고위원에는 신보라 후보가 당선됐다.
황 당선자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 6만8713표를 얻어 오세훈·김진태 후보를 누르고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황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다. 한국당은 원팀”이라며 “내년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교체를 위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고 밝혔다.
◆선거戰 사령관 넘어 ‘대선주자’로
황 당선자는 가깝게는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한다. 멀리는 내년 4월 15일로 예정된 제21대 총선에서 당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총선에서의 성적표는 당의 명운을 가늠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또 당 대표 본인의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판가름 날 수 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해 왔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참담한 성적은 한국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대구와 경북 두 곳만 사수하면서 ‘TK(대구·경북) 자민련’이라는 조롱을 받아야 했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전당대회는 ‘누가 총선에서의 우위를 점할 후보냐’에 방점이 찍혔다. 앞선 선거전에서 각 후보가 최종적으로 내세운 목표도 ‘총선승리를 통한 정권교체’였다. 때문에 황 당선자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혹평에 직면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마지막 총리라는 상징성은 결국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으로 이어져서다.
다만 황 후보자가 세간의 평가를 뛰어넘어 총선에서 외연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대선까지는 무난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선을 치를만한 당내 인물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싣는다. ‘정치 신인’에서 유일무이한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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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대여투쟁력·통합력’ 보여야
한국당은 현재 광범위한 대여투쟁 전선을 꾸린 상태다. 특히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촉발된 ‘대(對) 청와대’ 전선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실형 판결 이후 더욱 확장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판결 불복’ 비난까지도 감수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자칫 문재인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여야의 싸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황 당선자의 존재는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계열 정당에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관측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되레 민주당이 황 당선자의 당 대표 등극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린다. 이 역시 황 당선자가 가지고 있는 ‘탄핵 총리’라는 상징성에 기인한다. 반대로 황 당선자가 이 부분만 만회한다면 대여투쟁 국면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당 내부적인, 또는 외부와의 통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서부터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하기까지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여왔다. 안 그래도 한국당에 대한 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당내 계파 갈등까지 노출되자 민심은 자연스레 이탈했다. 선거전 당시 황 당선자가 ‘통합’이라는 명제를 기치로 내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병준 비대위가 당내 비판에 직면했던 지점도 결국은 당협위원장 교체과정에서였다. 자칫 공천권 행사가 대선주자로 향하는 발판 마련의 일환으로 보이면 당내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4·3 재보궐 이후 가시화될 정계개편 구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관건이다. 일단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은 아직까진 살아있다는 평이다. 황 당선자의 약점으로 꼽히는 외연 확장 부분만 극복되면 한국당이 보수진영의 중심으로 다시금 위치할 수도 있어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