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내려놓고, 평범한 옷차림으로

교보문고 지하철역에서 엉겹결에 이병순 KBS 前사장을 봤다. 이병순 前사장은 롱 코트를 걸치고, 지하철역에서 내려, 전화를 받는 모습으로 걸어갔다. 권력의 중심에서 잠시 밀려나,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이병순 사장은 ‘행복한’ 모습이었다.

순간, 직업정신에 가방에서 촬영 카메라를 꺼냈다. 그 순간, 이병순 사장도 뒷모습을 돌려, 카메라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찰칵, 찰칵, 찰칵. 그는 뚜벅 뚜벅 뚜벅 걸어왔다. 잠깐, 가볍게 마음으로 인사만 드렸고, 허락받지 않고 공인의 초상권을 침해한 ‘죄’를 미안해했다.


이병순 KBS 前사장
▲이병순 KBS 前사장



여하튼, 이병순 사장은 점심약속이 있는 듯, 빠른 걸음으로 세종문화회관 방향으로 걸어나갔다. 권력은 마치 나무의 잎새같은 것이 아닐까 푸르고 푸르다가도 가을에는 결국 땅으로 내려앉아야하는... 영원한 잎새는 없는... 그러한 잎새.

김인규 KBS 사장의 임기는 현 정권의 임기와 맛물려 있다. 3년이다. 또 김재철 MBC 사장은 임기가 1년이다. 모두 권력의 권좌에 앉아있지만, 의자에서 물러나면, 결국 평범하게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도 있으리라.


이병순 前 사장은 김인규 사장에게 밀려난 것을 후회할까 권력에서 벗어나면, 자신의 인생을 진정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 지하철을 익숙하게 걸어가는 이병순 사장의 모습에서 삶의 새로운 가치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