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상장을 계기로 기존 동종 상장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동종 업체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이른바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밥솥 제조업체 리홈쿠첸은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24.16% 급등했다. 지난달 30일 종가기준 1만3450원이었으나 지난 18일 1만6700원으로 뛰어올랐다.

리홈쿠첸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다음 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어(大魚)' 쿠쿠전자 때문이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쿠쿠전자는 국내 전기 밥솥시장의 선두주자"라며 "선두주자의 상장은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리홈쿠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쿠쿠전자의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수준으로 쿠쿠전자가 상장함으로써 리홈쿠첸의 PER(12배)도 재평가되면서 20배 이상으로 형성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음 달 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건축자재업체 덕산하우징의 경쟁업체 주가도 크게 올랐다.

제일테크노스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2만1500원이었으나 지난 18일 3만8250원을 기록하며 7월 들어 무려 77.91% 급등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4만원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덕산하우징의 또 다른 비교업체인 금강공업(17.60%), 삼목에스폼(8.91%) 등도 7월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오는 30일 상장 예정인 주정 제조업체 창해에탄올의 경쟁사 진로발효(11.23%)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는 그동안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가 강력한 경쟁상대가 새로 상장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모주의 대안으로 기존 상장업체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주식을 배정받기 어려운 만큼 상장 예정 기업과 비교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낮게 형성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주가 급등은 투기성 자금의 유입 가능성이 높고,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오 연구원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에도 네이버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며 "거액의 기업공개(IPO)에 자금이 유입되다 보니 기존 경쟁업체의 수급 측면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