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의 시청률이 대박 행진을 하고 있다.

KBS2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은 지난 3일 방송된 98회 시청률이 46.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나 됐다. 2월 24일 94회 방송에서 기록한 44.6%를 뛰어넘는 자체 최고시청률일 뿐 아니라 지난해 최고 시청률 드라마이자 역시 KBS2 주말극이었던 '황금빛 내 인생'(KBS의 45.1% 기록도 깼다.

이제 '하나뿐인 내편'은 한동안 사라진 50% 이상의 시청률까지 넘보게 됐다. 시청률 50%를 넘은 드라마는 2010년 KBS2 '제빵왕 김탁구'(50.8%)가 마지막이었다. 9년 만에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하나뿐인 내편'이다.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선전도 놀랍다. '왜그래 풍상씨'는 2월 28일 방송된 32회 시청률이 20.0%를 찍었다. 

주중 미니시리즈의 경우 주말극과 달리 시청률 10%만 넘으면 흥행 성공작으로 꼽힌다. 주중 미니시리즈의 시청률이 20%를 넘은 것은 2017년 SBS '귓속말'(최고 20.3%) 이후 근 2년 만이며, KBS 드라마 가운데는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최고 23.3%)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 사진=KBS2 '하나뿐인 내편', '왜그래 풍상씨' 포스터


이처럼 주말극에서, 주중 미니시리즈에서 놀라운 시청률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의 높은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가족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련되고 트렌디한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현재 분위기에서 우직하게 가족간의 정과 갈등을 전면에 내세운 두 드라마는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VOD나 모바일을 통한 드라마 시청에 익숙하지 않아 TV 본방을 사수하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막장 가미 가족드라마라는 점에서 높은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공교로운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의 간'이다.

'하나뿐인 내편'의 주인공 최수종(강수일 역)은 살인을 해(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형을 살고 나왔다.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다 피해자 가족인 박성훈(장고래 역)이 갑자기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자 간 이식을 해주기로 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왜그래 풍상씨'의 주인공 유준상(이풍상 역)은 등골만 빼먹는 동생들을 위해 맏형으로서 희생하는 삶만 살아왔다. 유준상이 간암에 걸리자 동생들을 비롯한 주위에서는 간 이식을 해주기 위해 눈물겨운 가족애가 펼쳐지고 있다.

가족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투병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 묘하게도 두 인기 드라마가 결말로 향하는 시점에서 똑 같이 간 이식을 소재로 내세웠다. 수술의 안전성과 성공률 등을 감안한 설정이겠지만, 시청률을 염두에 두고 감성몰이를 위해 너무 안일한 설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듯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겠는가마는,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는 같은 방송사 드라마에서 가족들이 갈등을 겪다가 병(을 치료하는 과정)을 통해 화해하고 행복을 찾아간다는 비슷한 주제에 소재마저 '간 이식'으로 통일하는 것은…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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