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실적이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았던 것으로 분석돼 그 원인에 시선이 주목된다. 올해의 경우도 1분기 국내 증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작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의 작년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평균 28% 늘어난 382억 7957만원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것은 10곳 중 9곳이 연간 실적의 과반수를 ‘상반기’에 거뒀다는 점이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대 증권사가 2018년 상반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48억 9252만원이다. 이는 작년 실적에서 평균 65%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176억 4088만원(52%) 대비 13%포인트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증권사별로 보면 상반기 영업이익 비중은 대신증권이 86%(1183억 4831만원)로 가장 높았다. KB증권도 80%를 기록했으며 미래에셋대우 75%,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 70%를 기록했다.

실적의 ‘상고하저’ 패턴은 어느 정도 지속되는 흐름이긴 하다. 그러나 작년의 경우 상반기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이는 증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상반기 일평균거래대금은 13조 9000억원까지 오르며 상당한 활황세를 나타냈다. 단, 하반기 들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거래대금은 9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올해다.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증시 ‘한파’가 올해 연초까지 영향을 줬다. 그러다 지난달에 들어서야 겨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건은 증시 침체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치느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흐름이 있었기 때문에 실적에 어느 정도 악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국내 증시가 상반기에 어느 정도로 빨리 상승세를 굳히느냐에 따라 증권사들 실적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회복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국내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중국 금융시장이 무역분쟁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계기로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된다면 중국회사 기업공개(IPO) 등 호재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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