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인터넷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킨 SNI(Server Name Indication) 차단 방식을 쓰는 국가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NI 차단을 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국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심층 패킷 분석’을 하는 일부 국가에서는 SNI 차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미국은 일부 공립학교에서 음란물 등 불법 콘텐츠 차단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 ‘아동 인터넷 보호법’에 따라 공공도서관에서도 아동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 사용이 의무화돼 있다. 정부 차원에서 SNI 차단이 이뤄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 음란물, 테러, 저작권 관련 콘텐츠를 차단하고 있으며 IP 차단이나 심층 패킷 분석 기반의 웹주소 차단을 하고 있다. 일단 데이터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층 패킷 분석 기반을 사용하고 있어 향후 SNI 차단이 도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
일본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아동 음란물을 자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SNI 차단보다 강화된 검열 방식을 사용하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등 2곳이다. 중국은 ‘만리방화벽’ 시스템으로, 러시아는 ‘SORM’ 시스템으로 패킷 단위의 감시를 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SNI 차단과 관련해 제기될 수 있는 헌법상 쟁점으로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통신비밀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꼽았다.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의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학계·법조계의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해서 박 의원은 “SNI 차단은 정부가 불법 사이트 차단을 목적으로 더 많은 개인정보에 접근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사실상 인터넷 검열”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SNI 차단을 철회하고 국민 의견수렴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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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자유한국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