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SOHO 대출 부동산·임대업 연체율 가장 낮아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정부의 개인사업자(SOHO) 대출 규제로 인해 시중은행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까지 부실 우려가 적어 다른 업종에 비해 많이 실행됐던 부동산·임대업종에 규제 핀셋을 들이대면서, 리스크 관리에 깜빡이가 켜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분기 중으로 SOHO대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요청에 따라 은행권이 최근 SOHO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자금의 대부분이 특정 업종에 쏠리고 있어 이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특정 업종에 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해준 금융사에 일종의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연간 및 신규대출 취급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 종류는 도소매 및 음식업, 숙박업 등 다양하지만 전체 은행의 대출 자금 40%가 부동산·임대업에 쏠려 있어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일부 차주들이 사업을 목적으로 돈을 빌려놓고 부동산 투기나 가계 자금으로 쓰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인데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려가 나온다.

최근 자영업자 중에는 경기 악화와 함께 내수경기 부진, 최저임금 인상 등이 겹쳐 빚을 내 인건비를 감당하거나 폐업에 나서는 곳이 속출하고있다.

은행으로선 리스크가 적은 시설자금대출(제조업)이나 부동산·임대업 등에 대출을 실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실제 연체율 또한 해당 업종이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에 따르면 부동산 및 임대업종 대출의 경우 SOHO 대출 안에서 연체율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반대로 다른 업종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SOHO 대출의 업종별 비중이나 연체율 현황은 공시 의무가 없어 공개되지 않지만 시중은행 3곳에 문의한 결과 연체율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A은행 관계자는 "부동산과 임대업의 경우 담보가 확실하고 부동산 가격 또한 높아 다른 업종에 비해 더 많이 돈을 빌려주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경기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부 업종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자금을 빌려주기란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규제에 적극 나설 경우 최근 늘어나던 SOHO 대출의 성장세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SOHO 대출 실적은 19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9%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42조로 10.9%, 신한은행 43조로 10.5%,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66조, 42조로 각각 9.2%씩 증가했다.

C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 방안을 실행할 경우 영업 마케팅과 리스크 관리 측면 차원에서 대출 조정에 나설 것이다"라며 "자산 성장은 적절한 리스크 관리와 동반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대출을 줄였다고 다른 업종의 대출을 늘릴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안의 경우 대출 한도 선 등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특정 업종의 대출 한도를 무작정 정해놓는 것에는 우려가 있어 은행권과 협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계획 브리핑을 진행하며 "대출의 비율을 맞추겠다고 타이트하게 관리했을 경우에 개인사업자들을 어렵게 하고, 또 개인대출, 사실상 가계대출로 쓰는 분들의 생활도 상당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이 부분들을 어느 정도 관리해야 되는 것이 좋은지 금융사와 면밀히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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