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서울 25개 자치구 증여건수 1511건…전 달(1205건) 대비 25.4% ↑
전문가 "보유 부담 커지는 상황에서도 버티면 오른다는 기대감 증여로 이어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다음 달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발표를 앞두고 서울에서는 보유한 아파트를 파는 대신 증여를 선택한 자산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집값 등이 높은 부유한 지역일수록 증여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한국감정원의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25개 자치구의 증여 건수는 1511건으로 나타났다. 전 달인 지난해 12월 120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5.4%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자치구별로는 서대문구에서의 증여 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1건에 불과했던 서대문구의 증여는 올해 26건으로 무려 2500%가 늘었다. 이어 영등포구가 20건에서 198건으로 890%, 은평구는 67건에서 244건으로 264%, 송파구는 120건에서 318건으로 165%의 증가폭을 보였다.

   
▲ /자료=한국감정원


전반적으로 증여 건수가 늘어나면서 전체 아파트 거래량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높아졌다. 

특히 영등포구는 전체 아파트 거래 325건 가운데 증여가 198건으로 61%나 됐다. 송파구 역시 전체 거래 631건 가운데 증여가 절반인 50%(318건)를 차지했다.

이어 마포구는 141건 중 69건으로 49%, 은평구는 515건 중 244건으로 47%, 용산구는 66건 중 27건 41%, 강동구는 175건 중 71건으로 41%, 양천구 155건 중 50건 32%, 강남구 308건 중 80건으로 26% 순이었다.

시장 전문가는 서울 주택시장이 거래절벽에 시달리며 매매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여의 증가세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실제 올 1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1889건으로, 전월(2380건) 대비 20.6% 줄었다. 

올 들어 증여가 크게 증가하는 이유로는 4월에 있을 공시가격 인상과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의 영향을 꼽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동산 관련 세법이 개정되고 올해 새로 시행되는 만큼 높은 세금 부담에 압박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 등록 대신 증여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서울에서 신규 등록한 임대사업자 수는 1736명으로 전월(2266명) 대비 23.4% 감소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서울의 경우 주택 가격 조정이 가팔라지고 보유세 증가 등으로 보유에 대한 부담감 역시 커지고 있지만 양도세 중과로 파는 것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탄탄한 기반시설은 물론 대규모 개발호재들이 많은 강남권과 영등포, 용산구 등의 지역은 보유하면서 버티면 결국 오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증여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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