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그간 금융에 대해 ‘햇볕 날 때 우산을 빌려주고 비올 때 우산을 걷어간다는 뼈아픈 비판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비올 때 우산이 되어주는 따뜻한 금융‘이 되고, 한걸음 더 나가, ’비구름 너머에 있는 미래의 햇살까지도 볼 수 있는 혁신금융‘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기계, 매출채권, 지적재산권까지 일괄담보제도를 도입하는 ‘은행여신시스템 전면 혁신’,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을 올리는 ‘통합여신심사모형’ 구축, 코스닥 상장의 문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자본시장 혁신’,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에 선제적 자금 지원’ 등 혁심금융정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이 지속적인 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합동TF를 신설해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은행권의 결제시스템 개방 등 포용적 금융을 더욱 확대해달라. 벤처‧중소기업인 여러분도 금융업계의 노력에 화답해 혁신에 더욱 앞장서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아이디어가 경쟁력이다. 아이디어만으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금융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인정해주어야 한다. 혁신을 장려하는 금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세계 각국은 혁신금융에 박차를 가해 혁신‧벤처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유수의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담보없이 기업가치를 평가하거나 미래성장성을 중시해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며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애플과 아마존은 혁신금융의 도움으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오늘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여전히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 위주의 여신 관행이 혁신 창업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며 대기업에 비해 혁신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에게 금융의 문은 매우 좁은 점을 지적하며 ‘금융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이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맥”이라면서 “금융이라는 동맥이 잘 뚫려 있어야 혁신의 심장이 쉬지 않고 고동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과거의 금융 관행을 벗어나 미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혁신금융’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패가 있을 수 있고, 금융기관의 손해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금융감독 방식을 혁신 친화적으로 개선하겠다. 금융회사가 혁신산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해당 임직원의 고의, 중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면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혁신금융의 비전 선포는 지난 제2 벤처붐 확산전략에 이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기업은행 본점을 방문해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현장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충분히 반영할 것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타트업, 유니콘, 상장사 등 혁신성장의 주역인 기업인들과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VC 등 금융업계 종사자들, 정당, 정부 주요인사 등 110여명이 함께했다.